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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따뜻한 손길, 잃어버린 어머니를 품으로

산타뉴스 안성실
입력
실종된 한국 관광객의 노모를 찾아준 과일가게 주인 퍼엉씨의 이야기
AI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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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푸꾸옥의 한 과일가게 앞.
낯선 땅에서 어머니를 잃어버린 한 한국인 관광객은 다급히 도움을 청했다. 그 말을 들은 과일가게 주인 호앙 퍼엉씨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오토바이에 몸을 실었다. “손님이 곤란한데, 그냥 있을 수 없었습니다.”

 

퍼엉씨는 가게 일을 잠시 멈추고 직접 거리로 나섰다. 지역 커뮤니티에도 글을 올려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게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수색 끝에, 실종된 노모는 4km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무사히 발견됐다. 어머니의 손을 붙잡은 아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퍼엉씨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관광객은 감사의 뜻으로 500달러를 건넸지만 퍼엉씨는 끝내 거절했다. “돈 때문이 아닙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건 누구나 해야 할 일입니다.” 그의 말은 통역 없이도 마음으로 전해졌다. 이 장면은 지역 매체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며, “푸꾸옥의 진심”이라는 제목으로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퍼엉씨는 인터뷰에서 “한국 손님이 우리 섬 사람들의 따뜻함을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평범한 상인이었지만, 그날만큼은 누군가의 가족을 지킨 영웅이었다.

 

이 이야기를 전하며 마음이 한동안 머물렀다. 거창한 제도나 거액의 기부가 아니라, 눈앞의 한 사람을 위해 몸을 움직인 선의였다.
낯선 나라의 한 시민이 보여준 진심은, 우리가 잊고 지내던 ‘이웃됨’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것—그게 진짜 나눔의 시작일 것이다.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그런 ‘작은 산타’의 온기가 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불빛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분명히 보인다.

 

안성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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