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전시 탐방] "찰나와 정서의 붓질 — 배호규 작가의 인사동 개인전, 시간의 풍경을 걷다"
교육/문화/예술

[전시 탐방] "찰나와 정서의 붓질 — 배호규 작가의 인사동 개인전, 시간의 풍경을 걷다"

류우강 기자
입력
서울 인사동 신상갤러리, 7월 16일 ~ 22일
한국무용 40* 53 cm  화지에 먹

서울 인사동의 신상갤러리에서는 2025년 7월 16일부터 22일까지 서양화가 배호규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두 개의 뚜렷한 섹션으로 구성되어 관람객에게 작가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나는 인체의 순간적인 움직임과 긴장감을 포착한 크로키 작품들로 구성된 섹션이고, 다른 하나는 고전적 풍경을 오일페인팅으로 담아낸 섹션이다.
 

포즈 1  50 * 38 cm 화지에 먹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크로키 섹션이다. 배호규 작가는 단 1~2분 만에 인물의 특징을 포착해내는 능력으로 크로키 분야에서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크로키는 단순한 스케치를 넘어, 선의 흐름과 여백의 미를 통해 인체의 생동감과 감정을 전달한다. 빠른 붓질 속에서도 인물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그의 직관은 관람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누드 크로키 작품들은 인체의 구조와 긴장감을 즉흥적으로 포착하면서도, 감정의 흔적을 담아내는 섬세함을 보여준다.
 

전시의 또 다른 축인 오일페인팅 섹션은 전혀 다른 정서를 자아낸다. 이번에 선보이는 오일 작품들은 인체가 아닌 풍경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고전적인 구도와 절제된 색감, 두터운 물감층을 통해 자연의 질서와 시간의 흐름을 담아낸다.  한국의 산야에 스치는 바람, 안개 낀 마을, 저녁빛이 물든 강변 등 작가가 포착한 풍경은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 감정과 기억을 담은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크로키에서 보여준 직관적 시선이 풍경에서도 은근히 드러나며, 두 장르가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또한 크로키와 오일페인팅을 결합한 인물 작품은 그의 독특한 시선과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베네치아 전경  110 * 70 cm , Oil on Canvas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크로키는 순간을 붙잡는 작업이고, 오일페인팅은 그 순간을 머무르게 하는 작업입니다. 풍경도 인체처럼 찰나의 감정을 담고 있죠. 저는 그 인상을 붓질로 붙잡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두 섹션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존재의 흔적’을 탐색하고 있으며, 관람자에게 시간과 감정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제안한다.
 

왕대리 포구 73 * 65 cm Oil on Canvas

전시장 내부는 백색 중심의 미니멀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작품의 선과 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인사동 특유의 정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져 작품의 깊이를 더하며, 관람자는 마치 작가의 시선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된다.

 

매력 67 * 32 cm Oil on Canvas

전시 정보
 

  • 전시 기간: 2025년 7월 16일(수) ~ 7월 22일(화)
  • 장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7번지 갤러리상 B/D 4층, 신상갤러리
  • 관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  
무희들 52 * 38 cm 화지에 먹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 감상을 넘어, 예술을 통한 인간 탐구의 여정을 함께하는 자리다. 순간과 지속, 직관과 고전, 인체와 풍경이라는 상반된 요소들이 배호규 작가의 붓끝에서 조화를 이루며, 관람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한만인 영상전문기자의 동영상 인터뷰]


 

터키 풀랑멩고 53 * 45 cm Oil on Canvas
배호규 작가
류우강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배호규작가#전시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