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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가 없다’, 베니스 박수갈채·토론토 공로상·부산 개막작까지…오스카 향하는 대장정

산타뉴스 성연주 기자
입력
가자 소녀의 실화에서 세계 영화제로, 이병헌 특별공로상으로 빛난 한국 영화의 위상
박찬욱 감독 sns
박찬욱 감독 sns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피란길에 오른 여섯 살 소녀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어쩔 수가 없다>가 세계 영화제 무대에서 연이어 주목받고 있다. 

 

베니스에서의 첫 공개 직후 20분 넘는 기립박수를 받으며 황금사자상 후보로 거론되는 한편, 토론토에서는 배우 이병헌의 특별공로상 수상과 맞물려 큰 화제를 모았다. 

이어 오는 17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도 앞두고 있다. 

작품은 이미 200여 개국에 선판매됐으며, 내년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작으로도 확정돼 ‘오스카 도전’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박찬욱 감독 sns
박찬욱 감독 sns

베니스에서 울려 퍼진 20분 박수

 

지난주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어쩔 수가 없다>는 상영이 끝나자마자 20분이 넘는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현지 관객과 언론은 작품이 전하는 전쟁의 참상과 한 아이의 생존 이야기에서 깊은 울림을 받았다. 

패션 전문지 보그는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 가장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국제적 제작진의 참여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와 호아킨 피닉스, 멕시코 출신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제작진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협업의 결실을 보여주었다. 

박찬욱 감독 [사진제공 나무위키]
박찬욱 감독 [사진제공 나무위키]

경쟁작들도 쏟아진 베니스 수상 소식

 

올해 베니스는 <어쩔 수가 없다> 외에도 다양한 화제작이 무대를 달궜다. 

베니 사프디 감독은 UFC 전설 파이터 마크 커의 추락과 중독을 그린 영화 <스매싱 머신>으로 감독상을 차지했다. 

드웨인 존슨이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으며, 이 작품 역시 프리미어 이후 15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심사위원특별상은 지안프랑코 로시 감독의 다큐멘터리 <구름 아래에서>에 돌아갔다. 나폴리 인근 활화산 마을의 주민 일상을 담은 이 작품은 사회적 메시지와 미학적 완성도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각본상은 프랑스 영화 <아 피에 되브르> 팀에게 돌아갔으며, 연기상 부문에서는 이탈리아 배우 토니 세르빌로(<은총>)와 중국 배우 신 지르레이(<우리 머리 위의 햇살>)가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토론토의 주인공, 배우 이병헌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도 <어쩔 수가 없다>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영화의 주역 중 한 명인 배우 이병헌은 한국 배우 최초로 특별공로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병헌은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이 상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한국 영화 전체가 함께 쌓아온 성취의 결과”라며 감격을 전했다. 

감독 박찬욱 또한 “세계 영화 산업이 한국 영화에 보내는 존중과 신뢰의 신호”라며 이번 수상의 의미를 강조했다.
 

부산 개막작으로 한국 관객 만난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가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이미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만큼, 한국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전쟁 속에서 희망을 찾는 아이의 이야기가 오늘날 국제 사회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오스카 무대까지 이어지는 도전

 

<어쩔 수가 없다>는 이미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선판매됐고, 내년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한국 대표로 출품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수상 도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국 영화가 국제 영화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이기 때문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이 작품이 베니스·토론토·부산을 넘어 오스카까지 간다면, 한국 영화는 또 한 번 세계 영화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연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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