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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빼면 괜찮다?”…위고비 주사, 효과 뒤에 숨은 부작용 논란

산타뉴스 유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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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가 체중 감량 효과만큼이나 다양한 부작용 논란으로 주목받고 있다. 

 

GLP-1 계열 약물인 위고비는 식욕 억제와 위 배출 지연 효과로 ‘기적의 다이어트 주사’라는 별칭까지 얻었지만, 실제 사용자의 경험담과 연구 결과는 단순히 “살만 빼면 된다”는 생각이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기대감과 현실의 간극

 

미국에서 약 17만 명의 위고비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용자 10명 중 8명은 6개월 이내에 약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견디기 힘든 부작용이었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소화기 문제다. 복용자의 약 75%가 메스꺼움, 속 더부룩함, 구토 같은 증상을 경험했다. 경미한 경우도 있으나 심한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워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 한 방송인은 “밥을 반 공기 먹었는데 곧바로 구토를 했다”며 갑작스럽게 토하는 경험을 공개하기도 했다.

 

■ 심각한 합병증 가능성

 

위고비의 약품 설명서에는 드물지만 심각한 부작용도 명시돼 있다.

갑상선 암 위험 증가: 일부 연구에서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52%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됐다.

췌장염 위험: 일반인 대비 최대 9배까지 급성 췌장염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췌장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담낭염·신장 손상·저혈당 등의 부작용도 보고됐다.
최근에는 우울증과 자살 충동 관련 사례까지 알려지면서, 미국 FDA는 환자에게 반드시 이 위험성을 안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 외모와 생활에 미치는 영향

 

체중이 빠지면서 발생하는 외모 변화도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미국 소셜미디어에서는 “Ozempic Face”라는 표현이 유행하는데, 이는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로 얼굴의 볼살이 줄고 주름이 깊어지면서 실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또한 일부 여성들은 위고비 사용 후 탈모를 호소하고 있다.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와 영양 결핍이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한다.

 

■ 근육 손실,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도

 

체중이 줄더라도 단순히 지방만 빠지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 복용으로 줄어든 체중의 약 40%는 근육 등 지방이 아닌 조직이었다. 예를 들어 5kg을 감량했다면 그중 1kg은 순수 근육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근육 손실은 기초대사량을 낮추고 당뇨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등 또 다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 최근 주목받는 시력 손상 위험

 

2024년 하버드 의대 연구에서는 위고비 사용자, 특히 당뇨 환자에게서 실명 위험이 약 4배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이라는 희귀 질환이 원인으로, 시신경이 산소 부족으로 손상돼 시력을 잃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로선 뚜렷한 치료법도 없다.

 

■ 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위고비가 분명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임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환자에게 만능 해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약물 사용 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며, 개인의 건강 상태와 부작용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위고비는 단순히 “살만 빼면 된다”는 기대를 충족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부작용 위험과 효과를 균형 있게 따져야 하는 고위험·고효과 약물임이 다시금 확인되고 있다.
 

 

 

유상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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