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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동 슈바이처’ 이정구 교수, 20년 모은 연금 이어 또 1억…의술을 다음 세대와 남수단으로 보내

전미수 기자
입력
단국대 발전기금 누적 2억 원

 

후학 양성과 2027년 남수단 의료봉사에 사용

 

어지럼증 치료 개척하고 의료봉사 이어온 85세 의사, “의술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길”

이정구 명예교수 [사진제공 단국대]
이정구 명예교수 [사진제공 단국대]

 

한 의사가 20여 년 동안 모은 연금을 대학에 내놓은 지 2년 만에 다시 같은 금액을 보탰다. 

단국대학교는 13일 이정구 명예교수(85)가 후학 양성과 남수단 의료지원을 위해 발전기금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이 교수의 누적 기부액은 2억 원이 됐다.


이번 기부에 앞서 이 교수는 2024년 단국대 재직 시절 20여 년 동안 모은 연금 1억 원을 대학에 기탁했다. 당시 그는 젊은 후배 의사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단국대는 그 뜻을 기려 같은 해 의학관 334호를 ‘이정구 강의실’로 지정했다.


두 번째 1억 원의 행선지는 후배들과 의료 취약지역이다. 단국대에 따르면 발전기금은 후학 양성과 남수단 의료지원 사업에 활용된다. 

남수단에서 의료와 교육에 헌신한 고(故)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잇겠다는 취지도 담겼다.


대학은 개교 80주년을 맞는 2027년 남수단 의료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의과대학과 단국대병원 의료진으로 봉사단을 구성해 의료 환경이 열악한 현지 주민들을 진료할 예정이다. 

이 교수의 기부가 대학 안의 인재 양성과 해외 의료지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교수가 이번 기부에서 강조한 말도 ‘의료인의 역할’이었다. 그는 “의료인은 평생 사람을 돌보는 직업”이라며 후배들도 자신의 의술을 필요한 이웃들에게 나누고 의료인으로서 책임과 소명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 말은 이 교수의 지난 행적과도 맞닿아 있다. 1965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미국에서 20여 년간 전문의와 임상·연구교수로 활동했다. 1992년 단국대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로 부임한 뒤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어질병의 진단·검사·치료 체계를 정립하는 데 힘썼다.


1994년에는 대한평형의학회를 창립했다. 2009년에는 단국대 의학 레이저·의료기기 연구센터를 설립해 의료용 레이저 장비 국산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진료와 교육뿐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활동을 이어왔다.


퇴임 뒤에도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단국대병원 수간호사 출신인 아내 김원숙 씨와 함께 지난해까지 바누아투와 솔로몬제도, 멕시코 등 의료 취약지역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병원과 연구실에서 쌓은 경험을 다시 의료가 필요한 현장에서 나눴다.


‘안서동 슈바이처’라는 별칭도 이런 삶의 궤적에서 나왔다. 단국대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학생을 가르쳤으며 연구 기반을 만들었다. 퇴임한 뒤에는 의료봉사와 후학 지원으로 그 일을 이어갔다.


2024년에는 20여 년 모은 연금 1억 원을 내놓았다. 2026년에는 다시 1억 원을 보탰다. 이번 기부금은 후배 의료인을 키우는 일과 2027년 남수단 의료봉사를 준비하는 데 사용된다.


“의료인은 평생 사람을 돌보는 직업”이라는 이 교수의 말은 그의 이력과 나란히 놓인다.


진료실에서 시작해 연구실과 강단을 거쳤고, 퇴임 뒤에는 의료 취약지역을 찾았다. 여든다섯의 지금도 그 길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자신이 가진 것을 후배들과 먼 곳의 환자들에게 건넸다.


의사 이정구의 은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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