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반달'과 그 상징성
1924년에 탄생한 동요 '반달'은 한국 근대 동요의 효시로 평가받으며, 당시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윤극영 작곡가는 관동대학살과 가족의 비극적인 죽음을 겪으며 깊은 슬픔 속에서 이 노래를 창작했지요.

노래 가사 중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라는 구절은, 배가 항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돛대나 삿대가 없는데도 마치 혼자 힘으로 목적지를 향해 잘 나아가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이 배는 바로 ‘반달’ 즉, 초승달의 모양을 한 달을 은유한 것입니다.
반달은 밤하늘에 떠 있는 조각배처럼 보이지만 돛대도 삿대도 없이 바람과 별빛에 이끌려 떠다니는 형상이지요.
이 모습은 국권을 잃고 떠도는 조선 민족의 불안정하고 방황하는 처지를 상징합니다. 배가 바다를 항해할 때 방향을 잡아주는 돛대와 삿대가 없는 것처럼, 민족은 자신의 길과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지요.
반달이 담은 시대적 의미
민족의 방황과 고난
일제 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 ‘반달’은 나라를 잃고 갈 곳 없는 민족을 대변합니다. 돛대 없이 떠도는 배는 목적지 없이 흘러가는 민족의 불확실한 미래를 상징합니다.
희망과 인내
한편으로는 아무런 도움 없이도 밤하늘을 떠다니는 반달처럼, 민족도 스스로의 힘과 인내로 어둠 속을 견뎌내고 희망의 빛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겨 있습니다.
자연과의 조화
동요 속 반달은 자연의 일부로서 하늘과 은하수 사이에 조용히 떠 있는 이미지로, 인간의 삶과 자연, 우주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표현합니다.
노래 가사에 담긴 이미지
푸른 하늘과 은하수 노래는 푸른 하늘과 은하수, 하얀 쪽배, 계수나무, 토끼 등의 자연과 동물 이미지를 통해 평화롭고 순수한 정서를 자아냅니다. 반달을 쪽배에 비유하여 친근하고 부드럽게 표현하면서도 깊은 상징을 내포하고 있지요.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배를 움직이는데 꼭 필요한 돛대와 삿대가 없는데도 잘도 간다는 표현은,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 나아가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윤극영과 '반달'
윤극영(1903~1988)은 관동대학살의 참혹한 경험과 가족의 죽음, 나라 잃은 슬픔 속에서 이 동요를 만들어냈습니다. 그가 법학 대신 음악과 아동문학에 뜻을 두고 동요 창작에 몰두한 이유는 아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고,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반달’은 당시 어린이들이 부르며 놀이에 활용되었고, 그 빠른 리듬은 ‘쎄쎄쎄’ 놀이에도 널리 쓰이며 한국 근대 동요의 전통을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