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뉴스/오늘 산타
오늘의 산타

정년 앞둔 60대 교수, 스승의 날 앞두고 3명에게 새 삶 선물

김영택
입력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의 가르침"

 

스승의 날을 사흘 앞둔 오월의 봄날, 평생을 강단에서 제자들을 위해 헌신해 온 한 교육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숭고한 사랑을 실천하며 세상에 따뜻한 울림을 전했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월 10일, 삼성창원병원에서 마산대학교 김미향(63) 교수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간과 양쪽 신장을 기증, 3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생명 나눔 실천한 김미향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생명 나눔 실천한 김미향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김 교수는 최근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지난 4월 17일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 큰 슬픔에 잠긴 가족들은, 평소 나눔을 몸소 실천하며 살아왔던 고인의 따뜻한 삶을 기리기 위해 고심 끝에 장기기증을 결심했습니다.

 

고인의 외동딸 박다빈 씨는 "엄마를 너무나 살리고 싶었던 그 간절한 마음만큼, 다른 아픈 환자분들이라도 살려 힘이 되고 싶어 기증을 동의했다"며,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 속에서도 늘 주변에 베푸는 것을 행복해하셨던 엄마였기에, 하늘나라에서도 '참 잘했다'며 미소 짓고 계실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경남 출신의 김미향 교수는 '취미가 공부'라고 말할 정도로 배움과 가르침에 깊은 열정을 지닌 진정한 교육자였습니다. 마산대학교에서 20년간 근속하며 공로패를 받을 만큼 오랜 시간 교육에 헌신해 왔습니다.

 

특히 내년 8월 정년퇴임을 눈앞에 둔 마지막 학기까지도, 제자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장학금 혜택을 수소문하고 진로 상담에 발 벗고 나서는 등 제자들을 향한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깊은 사랑을 증명하듯, 김 교수의 빈소에는 이미 졸업해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된 옛 제자들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스승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배웅했습니다.

 

딸 다빈 씨는 "나에게 세상의 전부였던,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엄마. 이제 엄마 없이 홀로 서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고 힘들지만,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씩씩하게 잘 살아내 보겠다"며 절절한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평생을 훌륭한 교육자로, 또 이웃을 위한 따뜻한 봉사자로 살아오신 김미향 님께서 마지막 순간까지 숭고한 생명나눔으로 위대한 사랑을 보여주셨다"며,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전해진 이 아름다운 기적 같은 소식이 많은 이들에게 생명나눔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평생 동안 지식과 지혜를 나누고,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생명까지 나누며 진정한 '큰 스승'의 길을 보여준 김미향 교수. 

 

그녀가 세상에 남기고 간 온기는 3명의 환자에게 새 삶의 빛이 되어, 

그리고 그녀를 기억하는 수많은 제자들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입니다.

김영택 기자 [email protected]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