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해학
유머는 고달픈 세상살이 속에서 긴장을 풀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며, 세상을 약간 비틀어 바라보는 정신의 작용입니다. 우스개 소리 라면 가장 널리 이해되는 단어입니다.

어느 장군 이야기
군대에서 별은 번쩍번쩍 빛나는 계급입니다. 부하들의 숫자도 어마어마 합니다.
어느 날 별 네 개짜리 장군이 아침에 좀 늦게 출근을 합니다.
여보! 왜 설거지 안 하고 가? 뒤에서 사모님의 째지는 음성이 뒤통수를 때립니다.
할 수 없어서 설거지를 하는 둥 마는 둥 한 후에 출근을 하였습니다.
달리는 차 속에서 생각을 하니 영 뒷맛이 개운치 않았습니다.
그날은 마침 월요일이라 조회가 있는 날입니다.
그 4성 장군은 평상 시 하던 훈시 대신에 질문을 하였습니다.
여러분 중에 마나님에게 쥐여 사는 놈은 왼쪽 열에 서고, 마누라를 쥐고 사는 놈은 오른쪽에 서라! 그 말이 끝나자 마자 모든 부하들이 왼쪽에 일렬로 쫙 늘여 섰습니다.
그런데 한 놈이 오른쪽 열에 서는 게 아닙니까? 순간 그 장군의 눈이 크게 떠 졌습니다.
그래 이거야. 그 부하에게 내 방으로 좀 와라 하면서 조회를 짧게 끝냈습니다.
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윽고 그 부하가 장군의 방에 노크를 하였습니다.
그래 들어와. 여보게 한 수 좀 가르쳐 주게. 그런데 그 부하의 자세가 영 엉거주춤 하였습니다.
장군님.
응 그래.
“우리 마누라가 요. 그래. 오늘 출근을 하는데요.
그래 그렇지. 당신은…… 오늘…… 남이….. 안 서는 줄에 서라 캤습니다.”
유머는 인간이 긴장을 풀고 서로 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며, 세상을 약간 비틀어 봄으로써 살맛 나게 하는 말과 행동의 표현입니다.
그 말로 표현하는 종류도 다양합니다.
한 때 *웃으면 복이 와요, 유머 일 번지, 개그 콘서트* 등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 웃음의 말 종류를 살펴봅니다.
1. 유머
유머(Humor)는 가장 넓은 의미를 가지며 웃게 만드는 말입니다.
그 우스운 말 속에 단순한 웃음만이 아니라 여유∙통찰∙따뜻함이 들어 있습니다.
상대를 상처 내지 않고, 삶의 모순을 살며시 돌려 나타내며, 긴장을 완화시키고, 지혜와 관용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나이 들면 기억력이 나빠진다 그런데, 그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2. 개그
개그(Gag)는 즉각적인 웃음을 목표로 하는 연출형 웃음입니다.
코미디, 몸짓, 과장, 말장난 등이 있습니다.
그 특징은 빵 터지는 빠른 반응, 과장과 타이밍, 상황 충돌, 오락성 등이 있어야
0.1초만에 팍 터지게 하는 것입니다.
3. 만담
만담(漫談)은 흥미롭게 풀어내는 이야기 입니다.
격식없이 속사포처럼 풀어내는 말의 예술 입니다.
여성 만담가 고춘자씨의 1950~70년대 숨도 쉬지않고 즉시 튀어나오는 만담은,
그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 밀착형 소재를 재치 있게 다루었습니다.
시장 이야기, 시집살이, 남편 흉보기, 돈 없는 살림살이 등을 풀어냄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한 순간 고달픈 삶을 달래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영감은 돈 버는 재주는 없는데 밥 먹는 재주는 국가 대표급 이야.”
4. 해학
해학(諧謔, 화할 해 희롱할 학)은 한국 문화에서 매우 중요한 웃음의 샘입니다.
그냥 웃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약점을 너그럽게 바라보고, 슬픔 속에 웃음을 자아냅니다.
조선 사∙농∙공∙상 계급 사회에서 쌍놈으로 불린 사회적 약자들이 가난∙억압∙슬픔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게 하는 정신적 보약 이었습니다.
조선 시대 탈춤, 판소리, 민담 등에 스며 내려왔습니다.
양반이 위엄을 잡다가 실수하여 넘어짐으로써 체면이 무너지는 장면을 묘사하는 말과 춤 속에 그윽한 웃음이 스며 있습니다.
그 사례로는 봉산 탈춤, 판소리, 옹고집전, 흥부전 등이 있습니다.
흥부가 비록 가난해도 끝까지 사람 좋게 살아가는 모습 속에 깊은 해학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5. 골계
골계(滑稽, 어지러울 골 상고할 계)는 일부러 우스꽝스럽고 기괴하게 표현하는 웃음 입니다.
약간의 풍자와 익살이 강하게 배어 납니다.
예를 들면 거대한 권력을 가진 인물이 아주 사소한 일로 허둥대는 모습 속에 골계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과장, 기형적 표현, 비틀어진 상황 풍자적 묘사 등속에 골계가 배어 있습니다.
서양의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의 몸짓 코미디가 바로 인간 사회의 모순을 골계 스럽게 나타낸 것입니다.
6. 우스갯소리
우스갯소리는 가볍게 웃자고 하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돈은 없는데 카드 값은 풍족하다” 등이 있습니다.
7. AI 시대의 유머
요즘은 AI 시대라서 챗지피티, 제미나이 등에게 의뢰를 하면 기막힌 유머를 만들어 냅니다.
이 AI Agent가 학습한 데이터 속에서 유머의 종류를 불러 내어, 학습한 언어 모델의 방법으로 유머를 만들어 냅니다.
일견 보면 기막힌 표현 등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기계는 사람의 감정을 학습하지 못하여 다음과 같은 미흡한 점이 있습니다.
삶의 체험이 없고, 슬픔의 기억이 없으며, 사회적 공감 능력이 뒤떨어 지고 동시에
시대적 뉘앙스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8. 방랑시인 김삿갓의 해학
김삿갓의 해학과 풍자(諷刺, 빗대어 재치 있게 비판함)는 양반사회의 허위, 인간의 욕심, 권력의 위선 가난한 삶의 애환 등을 웃음 속에 담았습니다.

훈장 조롱 시는 김삿갓 해학 시의 압권 입니다.
書堂乃早知 房中皆尊物 生徒諸未十 先生來不謁
서당을 내 일찍이 아는데
방안에는 귀한 체하는 물건뿐
학생은 열도 안되고
선생은 나와보지 않네.
김삿갓이 어느 절간에서 시주를 강요 받자 승려들의 위선을 풍자하였습니다.
“중은 속세를 버렸다더니, 시주 돈은 왜 그리 좋아하나?”
9. 서양 문학 속 유머
윌리암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바로 유머의 대표적 작품입니다.
한여름 밤의 꿈, Twelfth Night, 헛소동 등의 작품 속에 사랑, 욕망, 질투, 허영, 실수, 권력 등을 비틀거나 조롱 하면서 고상하게 웃음을 자아냅니다.
마지막으로 웃음 한 토막
어느 날 어느 건망증이 아주 심한 인사가 길을 갔습니다.
한 손에 장죽을 쥐고 좌우로 흔들면서 갑니다.
어! 내 장죽이 어디 갔지? 아! 여기 있구나.
오른쪽으로 가 안 보이면 어디 갔지? 되돌아오면 여기 있구나.
마침 길을 같이 가던 중이 슬며시 작난기가 돌았습니다.
날이 저물어 주막에 같이 들었습니다.
새벽 무렵에 중이 그 인사의 머리를 빡빡 밀어주고 먼저 떠났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중이 없었습니다.
그 건망증 인사가 중을 찾는 중에 벽에 걸린 거울을 보고 하는 말,
중은 여기 있는데 나는 어디 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