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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키즈 부담에…아이 못 낳겠다” 커지는 신혼부부들의 고민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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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는 결혼식급, 육아는 ‘완벽 경쟁’…출산보다 무서운 건 사회 분위기였다
AI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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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하나 낳으려면 집안이 흔들린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네요.”


요즘 부모들의 육아는 점점 더 화려해지고 있다. 호텔 돌잔치에 프리미엄 유아동복, 전문 스냅 촬영까지. 아이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그 기준이 점점 높아지면서 오히려 출산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다.


최근 패션·유통업계는 ‘골드키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 수는 줄어도 한 아이에게 쓰는 소비는 커졌기 때문이다. 임부복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프리미엄 키즈 브랜드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런 소비 문화가 어느새 부모들의 불안까지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돌잔치 문화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가족 중심의 소박한 행사였던 돌잔치는 이제 호텔 연회장과 생화 장식, 대형 포토존까지 더해진 ‘작은 결혼식’처럼 변했다. SNS에는 완벽하게 꾸며진 돌상 사진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그러다 보니 부모들 사이에서는 “우리 아이만 초라하게 할 수 없다”는 압박감도 생긴다. 사랑으로 시작한 준비가 비교와 경쟁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실제 예비 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 키우는 비용보다 사회 분위기가 더 무섭다”는 말도 나온다. 단순히 분유값이나 교육비 문제가 아니라,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해야 할 것 같은 부담 때문이다.


물론 아이를 귀하게 여기는 문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랑의 기준이 점점 가격표처럼 변해가는 현실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 반대 흐름도 있다. 직접 돌상을 만들고, 성장 영상을 손수 편집하고, 돌잔치 비용 일부를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보여주기보다 아이와의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움직임이다.


사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건 가장 비싼 돌상보다, 부모가 지치지 않고 오래 웃어줄 수 있는 환경일지도 모른다.


‘골드키즈’라는 말이 아이를 더 소중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부모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단어가 되어선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건 완벽한 육아 경쟁보다, 평범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회 아닐까.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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