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예술

스승의 날입니다

류재근 기자
입력
선생님 / 류 근
제게 선생님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 류 근

 

 

선생님, 제게 글자 쓰기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덧셈, 뺄셈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구구단 외우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토끼 키우기, 닭장 만들기, 찰흙으로 연필꽂이 만들기, 색종이로 카네이션 만들기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미끄럼틀에서 떨어졌을 때 업고 병원에 가 주셔서 고맙습니다.
소풍 가는 길에 롯데 이브껌 주셔서 고맙습니다.
졸업식 날 사진 찍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인환 시집 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집에 불러서 오뚜기 카레 먹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전학 가는 날 울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겨울에 백일장 나갔을 때 낮술 사주셔서 고맙습니다.
담배 피우다 들켰을 때 라이터만 뺏고 안 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파출소에서 뒤통수만 한 대 때린 후 데리고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다 알면서 속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실패에 슬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성공에 진심으로 기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게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바닷물에 잠겨 죽을 때에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우리 곁에 계셔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들의 선생님!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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