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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폐와 70년 넘게 함께 살며 변호사가 된 남자, 폴 알렉산더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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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소아마비로 평생 철제 폐에 의지했지만 법학 박사가 되어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폴 알렉산더는 의료기기가 삶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이어주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인물이었다.
폴 알렉산더(Paul Alexander, 1946년 1월 30일 ~ 2024년 3월 11일)은 미국의 소아마비 생존자이자, 변호사이다. 1952년 6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72년 동안 철폐 속 안에서 지냈다.[사진제공 나무위키]
폴 알렉산더(Paul Alexander, 1946년 1월 30일 ~ 2024년 3월 11일)은 미국의 소아마비 생존자이자, 변호사이다. 1952년 6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72년 동안 철폐 속 안에서 지냈다.[사진제공 나무위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난 폴 알렉산더는 여섯 살이던 1952년 소아마비에 걸려 목 아래 대부분을 움직일 수 없게 됐다. 

평생 철폐(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했지만 그는 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변호사와 작가라는 두 개의 꿈을 끝내 현실로 만들었다.


1950년대 미국은 소아마비가 급속히 확산되던 시기였다. 

수많은 어린이가 병원으로 실려 왔고, 폴도 생사의 갈림길 끝에 철폐 치료를 받으며 살아남았다. 병원에서 18개월을 보낸 뒤에도 그의 일상은 철폐와 함께 이어졌다.


몸은 자유롭지 않았지만 삶까지 멈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 호흡 훈련을 익혀 철폐 밖에서 생활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렸고,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글을 쓰기 어려워 대부분의 수업 내용을 암기하며 배움을 이어갔다.


그 노력은 결국 길을 열었다. 텍사스대학교에서 학사와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86년 변호사 자격을 얻었고, 법정에서 직접 의뢰인을 변호했다. 

스스로 익힌 호흡법으로 몇 시간씩 철폐를 벗어나 특수 제작된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섰다. 재판이 끝나면 다시 철폐로 돌아왔지만, 그 시간만큼은 누구보다 당당한 변호사였다.

이후 자신의 삶을 담은 회고록을 출간하며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갔다.


그는 오랜 세월 철폐와 함께 살아온 인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4년 7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지만, 남겨진 기록은 생존 기간이 아니라 살아가는 태도였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환경 때문에 꿈을 미루고, 실패를 두려워하며 첫걸음을 망설인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하거나 방 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이들도 적지 않다. 

현실은 분명 쉽지 않다. 하지만 환경이 인생의 마지막 결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넘어질 이유는 있다. 그러나 다시 일어설 이유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폴 알렉산더는 평생 철폐 안에 있었지만, 자신의 인생만큼은 그 안에 가두지 않았다.


환경은 사람을 시험할 수는 있어도, 끝내 그 사람을 결정하지는 못한다. 

삶의 방향은 결국 오늘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서 시작된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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