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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회장, 네이버 오류가 다시 불러낸 18년 전의 ‘도와드리겠습니다’

김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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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에 남았던 한 줄 답변…기술 사고가 드러낸 조용한 선택
정기선.[사진제공 나무위키]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제공 나무위키]

네이버 서비스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과거 온라인 활동이 일시적으로 공개되며 뜻밖의 미담이 재조명됐다.
2008년 6월, 임금 체불과 장시간 노동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한 네티즌의 글에 달린 짧은 답변이 그 계기다.


해당 답변은 “도와드리겠습니다. 연락 주세요”라는 한 문장이었다.
작성자는 이메일 주소를 함께 남겼고, 당시 지식인 계정 분류는 ‘기업인’으로 표시돼 있었다.


네이버 오류로 드러난 과거의 기록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네이버 인물 프로필에 ‘지식인’ 버튼이 새로 추가되는 과정에서 일부 인물의 과거 활동 내역이 의도치 않게 노출됐다.
정 회장의 인물 프로필에도 과거 지식인 답변 일부가 연결되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문제가 된 답변은 2008년 작성된 것으로, 한 이용자가 장시간 근로와 퇴직금 미지급 문제를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한 글에 달린 것이다.
당시 작성자는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았고,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다.


기자 시절 남긴 개인적 선택


답변에 기재된 이메일 주소는 언론사 도메인이었다.
정기선 회장은 2007년 한 종합일간지에 입사해 인턴 기자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답변은 HD현대중공업 입사 이전, 개인 자격으로 작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 직함도, 기업 이름도 없던 시기였다.


논란 이후, 계정은 정리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네이버 계정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네이버 인물정보 페이지에서도 지식인 관련 링크는 모두 제거됐다.


네이버 측은 “인물 정보 관리 과정에서 지식인 콘텐츠가 연동되는 오류가 발생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설정과 서비스 연계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경영과 별도로 이어진 ‘사람 중심’ 시선


HD현대는 안전·환경·협력사 상생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다양한 사회적 책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이번에 화제가 된 사례는 기업 차원의 활동이 아닌, 개인의 판단에서 비롯된 기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식적인 홍보도, 설명도 없었던 짧은 답변 한 줄.
기술적 오류로 우연히 다시 드러난 이 기록은, 한 개인이 선택했던 태도를 조용히 보여준다.


기록은 사라졌지만, 의미는 남았다


온라인에서의 흔적은 삭제됐지만, 그 문장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았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외침에, 조건 없이 응답한 선택이었다.


기술은 실수를 했지만, 그 실수가 오래된 진심을 다시 세상으로 불러냈다.
그리고 그 진심은, 지금도 충분히 현재형이다.

김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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