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기온 변화가 오고 있다

‘삼한사온’이 사라진 겨울 — 하루 만에 한파·포근함 오가는 ‘기온 널뛰기’의 경고
‘분명 어제까진 봄 같았는데, 오늘은 얼굴이 얼어붙어요.’
새해들어 출근길 풍경이 달라졌다. 패딩을 넣어뒀다가 다시 꺼내고, 미끄럼 대비용 신발을 챙기려다도 낮 기온 예보를 보면 또 망설이게 된다.
예전엔 3일 춥고 4일 따뜻한 삼한사온이 겨울 리듬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엔 ‘1한1온(하루 춥고 하루 풀림)’에 가까운 급변이 잦아졌다는 체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42)씨는 ‘가게 난방비가 무서울 정도로 들쭉날쭉하다.
손님들도 갑자기 추워지면 확 줄어든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아이를 등교시키는 이모(38)씨도 ‘아침엔 영하권이라 두껍게 입혔는데,
하교 시간엔 땀 난다. 아이 감기 걱정이 더 커졌다’고 토로했다.
기상청도 이런 변동성의 확대를 반복해 경고해왔다.
2024 - 25년 겨울철(2024년 12월~2025년 2월) 분석에서 평균기온 자체는 평년과 비슷했지만
1월에 큰 기온 변동, 2월에도 두 차례 추위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즉 평균만으로는 겨울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또한 2025년 겨울 전망 보도자료에서도 기온·강수량은 평년 수준이더라도 강한 기온 변동성과 지역적 대설, 한파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원인을 하나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몇 가지 요인이 겹치며 ‘널뛰기’가 커지는 구조를 지목한다.
첫째, 북극 온난화와 대기 흐름 변화가 맞물리며 찬 공기를 가두는 구조(북극 소용돌이, 제트기류 패턴)가 흔들릴 때 한기가 남하해 ‘기습 한파’가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둘째, 주변 해역의 상대적으로 높은 해수면 온도와 수증기 공급은 눈·비 같은 강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춥고 건조한 날—갑자기 포근하고 습한 날—다시 강추위가 빠르게 교차하며, 과거의 삼한사온같은 완만한 리듬을 깨뜨린다는 것이다.
일상 충격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물류·건설 현장에서는 작업 일정이 흔들리고, 농가에서는 난방·보온 비용이 급증한다. 무엇보다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진다.
갑작스런 한파는 저체온 위험과 난방비 압박을 동시에 키우고, 짧은 포근함 뒤 재차 추워지면 결빙·낙상 위험도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올겨울은 따뜻 또는 추움 같은 한 줄 전망보다 변동성 관리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개인은 레이어드(겹쳐 입기)와 실내 적정 습도 유지, 결빙 대비(미끄럼 방지, 차량·보행 동선 점검)를 생활화해야 한다. 지자체와 기관은 한파 쉼터, 에너지 바우처, 제설·결빙 대응을 평균이 아니라 급변 시나리오에 맞춰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한사온’은 단지 옛말이 아니라 한반도 겨울이 비교적 규칙적으로 움직이던 시절의 기억이다.
그 규칙이 흔들리는 지금, 겨울은 더 이상 추우면 참고 지나가는 계절이 아니다.
짧은 시간에 급격히 요동치는 기온 자체가 새로운 재난 변수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