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 문해력의 위기

AI 시대, 학생들의 ‘글쓰기 근육’이 약해진다 — 문해력 위기 현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도구가 일상화되면서 학생들이 직접 사고하고 문장을 구성하는 경험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전 교육 단계에서 ‘문해력 위기’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김모 씨는 ‘아이들이 짧은 문장은 읽지만 긴 글의 의미를 이해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정리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독후감이나 일기 같은 글쓰기 과제를 내면 인터넷 문장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AI로 작성한 듯한 글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고등학교 현장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도권의 한 국어 교사는 ‘예전에는 학생들이 틀리더라도 자신의 문장으로 글을 썼는데, 요즘은 정답 문장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AI로 글을 만들어 제출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장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사고력 훈련인데, 그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학 역시 고민이 깊다. A 대학 글쓰기센터 관계자는 ‘보고서를 AI로 작성해 제출하는 사례가 늘면서 학생들이 기본적인 논리 전개나 인용 방식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장을 수정하고 다듬는 과정이 사라지면 사고력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AI 의존형 학습의 부작용으로 분석한다. 교육학자 이모 교수는 ‘AI는 매우 유용한 도구지만, 사고 과정 없이 결과만 얻는 방식으로 사용되면 문해력과 사고력이 동시에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쓰기는 단순한 표현 활동이 아니라 사고를 구조화하는 과정’이라며 ‘학생들이 스스로 문장을 만들고 수정하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대학에서는 새로운 수업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와 프린스턴 대학교 등 일부 대학에서는 시험이나 글쓰기 과제에서 AI 사용을 금지하는 ‘AI-프리(AI-Free) 글쓰기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직접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에세이를 작성하거나 토론 후 즉석에서 글을 쓰는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또 다른 사례로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는 튜토리얼 방식의 글쓰기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학생이 작성한 글을 교수와 1대1 토론을 통해 수정하고 다시 쓰는 과정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AI 사용을 제한해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국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손글씨 에세이 시험’이나 ‘수업 중 즉석 글쓰기’를 도입하고 있으며, 초등학교에서는 독서 토론과 짧은 글쓰기 활동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기술을 배척하기보다 균형 있는 활용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정책 연구원 박모 박사는 ‘AI를 완전히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AI를 참고 도구로 활용하되, 핵심 사고 과정과 글쓰기 능력은 학생 스스로 수행하도록 교육 체계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해력은 단기간에 회복되는 능력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 훈련, 토론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AI 기술이 교육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는 지금,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가 교육계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글쓰기 교육이 다시 학교의 중심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