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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법대 가지 말라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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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직업이 변하고 있다
AI시대의 인재는 특정 직업인이 아니라 여러 역할을 넘나드는 문제 해결 능력자이다. 이제는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의대·법대 가지 말라’ - AI 시대, 직업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의대나 법대에 진학하면 평생이 보장된다는 말은 더 이상 절대적 진리가 아니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전문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하면서 고소득·고위신분 직업으로 여겨지던 분야들조차 구조적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AI 시대의 직업 변화는 단순한 자동화 차원을 넘어  ‘전문성의 재정의’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실제로 생성형 AI는 의료 영상 판독, 법률 문서 검토, 계약서 초안 작성 등 고도의 지적 노동 영역에서 이미 인간을 보조하거나 대체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로펌에서는 신입 변호사들이 담당하던 리서치 업무 상당 부분을 AI가 수행하고 있으며, 의료 현장에서도 AI 진단 보조 시스템이 의사의 판단을 빠르게 앞질러 가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기술 발전은 교육·자격 체계의 변화보다 훨씬 빠르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여러 차례 경고를 던져왔다. 

그는 ‘AI는 거의 모든 지적 노동을 인간보다 더 잘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기존 직업 체계 자체가 붕괴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히 머스크는 ‘의사와 변호사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인간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동시장 분석가들의 진단도 유사하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지낸 윌리엄 비치는 ‘AI는 일자리를 단순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직무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꾼다’고 말한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향후 고용 안정성은 학력이나 자격증이 아니라 기술 적응력과 문제 해결 능력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즉, 특정 전문직 진입 자체보다 평생에 걸친 재학습 능력이 핵심 자산이 되는 시대라는 것이다.


 

한국의 현실은 이 변화 앞에서 더욱 취약하다. 여전히 상위권 학생들은 의대·로스쿨로 몰리고, 사회는 이를 가장 안전한 선택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국내 의료·법률 시장은 이미 공급 과잉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AI 도입이 본격화될 경우 단순 진료·표준화된 법률 서비스의 가치는 급속히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 노동경제학자는 ‘AI가 일상 업무를 대체하면, 의사와 변호사도 소수의 슈퍼 전문가와 다수의 보조 인력으로 양극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이제 진로 선택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일 직업을 목표로 한 입시 중심 경로보다 기술 이해력·융합 사고·윤리적 판단 능력처럼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AI 시대의 인재는 특정 직업인이 아니라 여러 역할을 넘나드는 문제 해결자’라고 입을 모은다.


 

의대와 법대를 가지 말라는 말은 단순한 도발이 아니다. 이는 안정 신화에 대한 경고이자, 변화에 대비하라는 시대적 주문이다.

 

 AI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그 속에서 살아남는 길은 간판이 아닌 능력, 자격이 아닌 적응력에 달려 있다. 이제  우리는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가.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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