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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 원순희 목사, 마지막까지 남기고 싶은 약속…시신기증 이어 1천만 원 기부

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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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신뢰를 다시 사람에게 돌려주고 싶었다”…9년 전 의료진과의 인연이 만든 조용한 나눔
지난 18일 영남대학교는 원순희(왼쪽에서 다섯번째) 목사를 초청해 의과대학 발전기금 기탁식을 열었다. (사진=영남대 제공)
지난 18일 영남대학교는 원순희(왼쪽에서 다섯번째) 목사를 초청해 의과대학 발전기금 기탁식을 열었다. (사진=영남대 제공)

한 사람과의 좋은 만남은 때로 오랜 시간이 지나 더 큰 선물로 돌아온다.


경남에 거주하는 원순희(81) 목사는 최근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발전을 위해 1천만 원의 기금을 전달했다. 앞서 그는 의학 교육과 연구에 보탬이 되고자 사후 자신의 시신을 교육 목적으로 기증하겠다는 뜻도 약정했다.


이번 나눔의 시작은 약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원 목사는 돌보고 있던 한 청소년의 치료 과정에서 영남대병원 의료진과 인연을 맺었다. 꾸준한 진료와 상담을 지켜보며 의료가 한 사람의 삶에 미치는 힘을 가까이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의료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깊이 생각하게 됐다.


그 마음은 생각에서 멈추지 않았다.


원 목사는 훗날 학생들이 생명을 배우는 현장에서 도움이 되길 바라며 시신 기증을 결정했다. 이후에도 의학 발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힘을 더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생활 속에서 조금씩 돈을 모아 발전기금을 마련했다.


그가 걸어온 삶 역시 나눔과 가까웠다.


과거 공직 생활을 거친 원 목사는 이후 목회자의 길을 선택했고, 오랜 시간 선교와 봉사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기부 역시 특별한 순간의 결정이 아니라 평소 실천해 온 삶의 연장선이었다.


영남대 측은 원 목사의 뜻이 학생들에게 전달돼 생명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의료인 양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큰 금액보다 오래 남는 것은 마음의 방향이다.


원순희 목사가 남긴 약속은 한 사람의 선의가 어떻게 또 다른 사람을 키우는 힘이 되는지 보여준다. 살아서는 나눔으로, 떠난 뒤에는 배움으로 이어질 그의 선택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

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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