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30년 인연, 대홍수 네팔로 다시 향했다…엄홍길 8일간 긴급구호
![[사진제공 엄홍길 휴먼재단]](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929/1790689127495_549585536.png)
히말라야와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산악인 엄홍길이 이번에는 정상을 향한 등반이 아닌 수해 현장으로 향했다. 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인 그는 지난 23일 네팔에 입국해 대홍수 피해지역 주민을 위한 8일간의 긴급구호 활동에 들어갔다.
엄홍길휴먼재단은 24일부터 10월 1일까지 라수와·누와코트·고르카·다딩 등 피해지역에서 의료지원과 구호물품 전달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 지원과 별도로 네팔 정부가 운영하는 재난구호기금에도 미화 3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네팔에서는 지난 8월 26일 라수와 지역 보테코시강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도로와 교량, 발전시설 등이 파괴됐고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산사태와 도로 유실로 외부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도 적지 않다.
엄 상임이사는 당초 11월 휴먼스쿨 시설 점검과 교육지원을 위해 네팔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해 복구가 길어지면서 일정을 약 두 달 앞당겼다. 오랫동안 학교 건립과 교육지원 활동을 이어온 네팔의 재난 상황을 직접 살피기 위해서다.
구호 활동은 의료지원에서 시작됐다. 재단은 25일 카트만두 모델병원, 네팔 간질협회와 협약을 맺고 의약품과 심전도 측정장비 등 의료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지 의료진은 라수와 고립지역 주민들을 찾아 진료에 나선다.
26일에는 고르카 사히드 라칸 지역 수재민을 위한 임시 거주용 텐트를 전달했다. 엄 상임이사가 직접 피해마을을 찾으려 했지만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면서 카트만두에서 주민 대표에게 물품을 건넸다.
27일에는 누와코트 벨콧가디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집을 잃거나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텐트와 방한복, 담요 등 당장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고 트리슐리강 주변 피해 상황을 살폈다.
28일에는 카트만두 고카르나 지역의 홍수 희생자 임시 매장지를 찾았다. 현지 불교식 추모의식에 참석한 뒤 조화와 향을 준비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29일에는 누와코트 비두르 인근에서 현지 병원과 함께 의료캠프를 열어 수재민 진료와 의약품·생필품 지원에 나선다. 30일에는 육로로 들어가기 어려운 라수와가디와 네팔·중국 국경지역에 헬리콥터를 투입해 구호물품과 의약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인 실종자가 발생한 수력발전소 주변의 피해 상황도 헬기를 이용해 살필 계획이다. 재단은 현장 접근이 어려운 지역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 피해 상황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구호 일정 마지막 날인 10월 1일에는 홍수로 가족을 잃거나 실종된 휴먼스쿨 학생들에게 특별장학금을 지급한다. 카트만두의 이재민 임시수용시설에도 생필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엄홍길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6좌를 완등한 뒤 네팔에서 교육과 복지 지원 활동을 이어왔다. 엄홍길휴먼재단은 현지에 휴먼스쿨을 건립하는 등 산악인으로 맺은 네팔과의 인연을 교육·나눔 활동으로 넓혀왔다.
엄 상임이사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직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한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30년 넘게 히말라야를 오르며 네팔과 인연을 맺어온 엄홍길은 재난 앞에서도 다시 네팔을 찾았다. 산에서 시작된 오랜 인연은 이제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의 곁을 지키는 인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