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의 기억을 집 한 채에 담다”…고객과 2억원 모은 현대백화점
![11일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왼쪽)와 마희자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이 서울 강남구 해비타트 서울지회에서 진행된 독립유공자 후손 보금자리 지원 후원금 전달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 현대백화점]](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813/1786628836195_478441218.jpg)
광복절을 앞두고 오래된 감사가 한 채의 집으로 이어진다. 현대백화점은 12일 고객들과 함께 마련한 2억원을 한국해비타트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후원금은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택 신축에 사용된다.
후원금 전달식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에서 열렸다.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와 마희자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이 참석해 후원의 취지와 향후 지원 방향을 나눴다.
이번 2억원에는 기업의 후원금만 담긴 것이 아니다. 현대백화점 고객 7000여 명이 자신의 H포인트를 내놓으며 힘을 보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월부터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 앱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의 보금자리 지원을 위한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고객이 보유한 H포인트를 직접 기부하는 방식으로, 1포인트를 1원으로 환산했다.
캠페인이 마감된 지난 10일까지 참여한 고객은 7000여 명에 달했다. 현대백화점은 여기에 자체 후원금을 더해 총 2억원을 마련했다.
한 사람이 내놓은 포인트의 크기보다 눈에 띄는 것은 참여의 숫자다. 일상에서 적립한 포인트가 모였고, 그 작은 선택들이 독립유공자 후손의 새로운 생활 공간을 짓는 재원으로 바뀌었다.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 문제는 광복절의 의미를 오늘의 삶과 연결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선대의 역사를 기억하는 일을 기념식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후손들이 살아가는 집을 고치는 일로 옮겼다는 점에서 이번 후원의 방향이 선명하다.
후원금을 전달받은 한국해비타트는 주거 취약계층의 주택을 짓거나 고치는 주거복지 사업을 펼쳐온 비영리단체다. 2017년부터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의 결과도 숫자로 남아 있다. 한국해비타트는 기부 마라톤 ‘3.1런’과 ‘815런’ 등을 통해 기금을 마련했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독립유공자 후손 가정에 신축 주택 23채를 제공했다.
시민 참여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해비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열린 815런에는 1만9450명이 참여했다. 참가비와 기업 후원 등을 합쳐 약 23억4850만원이 모였다.
기억을 이어가는 방식이 기념행사에서 주거 지원, 시민 참여형 기부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현대백화점의 캠페인 역시 고객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멤버십 포인트를 기부 수단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같은 흐름에 놓여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사회공헌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기업이 정해진 금액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직접 참여할 통로를 만들고, 기업이 추가 재원을 보태 사회적 문제 해결에 연결하는 구조다.
현대백화점이 이번 사업의 지원 대상으로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환경을 택한 배경에는 광복절의 의미가 자리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억하는 동시에 그 후손들의 생활 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의 뜻을 전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앞으로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기부에서 2억원이라는 금액만큼 오래 남는 숫자는 7000여 명일지 모른다.
매장에서, 휴대전화 화면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고객들이 자신에게 있던 포인트 일부를 내놓았다. 그렇게 모인 마음은 기업의 후원금과 합쳐져 이제 독립유공자 후손이 살아갈 집의 벽과 지붕이 될 예정이다.
광복절은 해마다 돌아오지만, 그날을 기억하는 방법까지 같을 필요는 없다.
올해 여름, 7000여 명의 작은 선택은 집 한 채를 짓는 일보다 조금 더 먼 곳을 향하고 있다. 오래전 나라를 위해 내디딘 발걸음을 잊지 않았다는 답장이, 한 가족이 살아갈 보금자리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