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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이 달라졌어요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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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역동적 문화 거점으로 재탄생
이제 경로당은 늙음을 견디는 공간이 아니라 삶을 확장하는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달라진 경로당의 풍경 — 액티브 시니어의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


 

과거 ‘화투와 장기’의 공간으로 인식되던 경로당이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파크골프, 인공지능(AI) 기반 운동실, 피부관리 프로그램까지 도입되며 경로당은 이제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역동적 문화 거점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최근 전국 지자체들은 경로당을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닌 복합 여가·건강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 경로당에는 스크린 파크골프 시설이 설치돼 어르신들이 날씨와 관계없이 스포츠를 즐기고 있으며, 북카페와 영화 감상 공간까지 갖춘 사례도 등장했다. 한 이용자는 ‘이제는 다른 동네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인기 공간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파크골프는 대표적인 변화의 상징이다. 연구에 따르면 일정 기간 파크골프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들은 자율성과 사회적 관계성이 유의미하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운동을 넘어 심리적 안정과 공동체 유대 강화에도 기여하는 효과로 해석된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경로당’도 확산되고 있다. AI 운동분석기와 화상 플랫폼을 활용해 맞춤형 건강관리와 온라인 여가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키오스크 교육이나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까지 병행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AI 기반 운동기기를 통해 개인별 신체 상태를 분석하고 맞춤 운동을 제시하는 서비스도 도입되고 있다. 


 

여기에 미용과 힐링을 결합한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피부관리, 요가, 발레 등 감성 중심 프로그램이 추가되면서 경로당은 ‘돌봄’에서 ‘자기관리’로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 이는 경제력과 교육 수준이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으로 편입되며 복지 수요가 다양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노년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평가한다. 대한노인회 관계자는 ‘경로당은 더 이상 단순한 사랑방이 아니라 사회 변화에 적응을 돕는 복합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 여가, 건강, 교육이 결합된 통합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도 변화는 체감된다. 서울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70대 이용자는 ‘예전에는 무료하게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운동도 하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 삶이 훨씬 활기차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로당은 고령사회 속에서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단순한 노인 공간을 넘어 세대와 지역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허브로 진화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로당이 건강관리, 문화예술, 디지털 교육까지 아우르는 ‘생활형 복지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에서 경로당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제 경로당은 늙음을 견디는 공간이 아니라, 삶을 확장하는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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