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가온로타리클럽, ‘3월의 산타’로 독립유공자 후손에 온기 전하다

“독립유공자를 잊지 않기 위해 3월의 산타가 됐다.”
지난 22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과 북삼읍에서 왜관가온로타리클럽이 독립유공자 후손 가정을 찾아 생활필수품을 전달했다. 회원들이 모은 회비 100만 원으로 마련된 이번 나눔은, 필요한 물품을 사전에 확인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원 대상은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장정희 씨와 권영숙 씨다. 장 씨의 조부 장영희 선생은 1919년 4월 석적면 만세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권 씨의 외조부 김암회 선생 역시 의병 활동 중 체포돼 5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시간이 흐르며 독립운동은 역사 속 사건이 됐지만, 후손들의 삶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역사회 속에서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선대의 희생이 충분히 조명받지 못하는 현실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번 활동은 ‘무엇이 필요한지 묻는 것’에서 출발했다. 장정희 씨는 오래된 TV 교체를 요청했고, 권영숙 씨는 압력밥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단순한 생필품 전달이 아닌 생활의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지원이다.
TV 구매 과정에서는 예산을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소식을 들은 지역 전자제품 매장이 자발적으로 할인에 나서며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지역사회 연대가 자연스럽게 확장된 사례다.
이날 전달식에는 김선희 회장과 박은화 초대회장, 보훈단체 관계자, 칠곡군 행정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기억의 지속’과 ‘일상의 예우’를 강조했다.
김선희 회장은 “애국지사의 희생과 헌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3월이면 ‘산타’가 되어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은화 초대회장은 “후손들이 자부심을 잃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이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칠곡군 관계자는 “민관이 함께하는 예우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왜관가온로타리클럽은 2019년 창립된 여성 중심 봉사단체로, 약 4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지역 취약계층 지원과 나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활동은 국가유공자 예우를 일상 속에서 실천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독립유공자 지원이 기념일 중심에서 벗어나 생활 기반 복지로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후손 지원은 역사 인식과 사회적 책임이 결합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독립운동은 과거에 머물러 있지만, 그 의미를 이어가는 방식은 현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칠곡의 작은 나눔은 기억을 실천으로 옮기는 또 하나의 사례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