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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살아실 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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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날 기획] 지나간 후면 한이 되는 효도
가족이란 멀리 있는 거대한 의미가 아니라 결국 서로의 하루를 걱정해주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함께 하는 시간이 가족의 힘이다.

“꽃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

 

 오월 가정의 달, 다시 생각하는  어버이의 의미

 

푸르른 신록이 짙어지는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부의날이 이어지는 ‘가정의 달’이다. 

그중에서도 어버이날은 단순히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하루를 넘어, 

가족의 의미와 부모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한집에 모여 사는 대가족 문화는 줄어들었고, 각자의 삶은 더욱 바빠졌다. 

자녀들은 치열한 생계와 육아, 불안한 미래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부모 세대 역시 노년의 외로움과 건강 문제 속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에서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것은 어쩌면 ‘함께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많은 부모들은 비싼 선물보다 자녀의 안부 전화 한 통, 손주들의 웃음소리를 더 기다린다고 말한다. 

반대로 자녀들 역시 부모를 사랑하지만 삶의 무게 속에서 표현할 여유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표현의 방식이 서툴러지며 거리감이 생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어버이날의 본질은 결국 ‘감사’와 ‘이해’에 있다고 말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잘 살아줘서 고맙다”는 따뜻한 격려를 건네고, 

자녀는 부모의 느린 걸음과 반복되는 이야기를 귀찮음이 아닌 세월의 흔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는 부모 부양과 가족 관계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경제적 지원만이 효도의 전부는 아니다. 자주 연락하고, 짧게라도 함께 식사하고, 

부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 자체가 노년의 삶에는 큰 위로가 된다. 

부모 역시 자녀의 현실을 이해하고 부담보다 쉼이 되는 관계를 만들어갈 때 

가족의 온기는 오래 이어질 수 있다.

 

카네이션 한 송이는 시들어도 마음속 기억은 오래 남는다. 

어린 시절 우리 손을 잡아주던 부모의 손은 어느새 세월 속에서 거칠고 느려졌지만, 

그 손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오월의 햇살이 유난히 따뜻한 이유는 어쩌면 가족을 다시 돌아보라는 계절의 메시지 때문인지 모른다. 

이번 어버이날만큼은 거창한 선물보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를 먼저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은 멀리 있는 거대한 의미가 아니라, 

결국 서로의 하루를 걱정해주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어버이날은 그 평범하지만 소중한 진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날이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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