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쳐 200조 시대로 성장

• K컬처 200조 시대, 세계 4위 수출 강국으로
— 글로벌 장르가 된 K컬처, ‘한국다움’의
다음 전략
한국 문화산업이 마침내 200조 원 시대에 진입했다.
콘텐츠·음악·게임·패션·뷰티·푸드까지 확장된 K컬처는 이제 특정 국가의 유행을 넘어, 세계가 소비하고 재해석하는 하나의 글로벌 장르로 자리 잡았다. 문화콘텐츠 수출 규모는 세계 4위권에 도달했고, K컬처는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자 국가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BTS, 그리고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이 있다. K팝은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렸고, K드라마와 영화는 한국 사회의 내밀한 감정과 구조를 세계 보편의 서사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웹툰·웹소설, 게임, K푸드와 K뷰티가 결합되며 한국 문화 패키지는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완성해 가고 있다.
그러나 성과가 클수록 질문도 커진다. 이 세계적 성공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한국다운가’.
글로벌 시장에 최적화된 포맷과 트렌드가 강화될수록, 한국 고유의 맥락과 미감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이제 K컬처는 얼마나 팔리는가를 넘어,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전문가들은 K컬처의 경쟁력이 단순한 기술력이나 마케팅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축적해 온 감정의 밀도와 서사의 깊이에서 나온다고 지적한다.
공동체와 개인의 갈등, 압축성장의 명암, 가족과 세대의 문제, 치열한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연대와 유머는 다른 문화권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산이다. 한국다움은 전통 의상이나 한글 문양 같은 외형적 요소에만 있지 않다. 삶을 바라보는 태도, 관계의 방식, 감정을 표현하는 결이 바로 한국 문화의 핵심이다.
향후 K컬처가 ‘한국다움’을 지키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로컬 서사의 존중과 다양성 확대다. 수도권과 대형 제작사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세대·소수자의 이야기를 발굴해야 한다. 제주, 전라도, 강원 등 지역의 삶과 언어가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때 K컬처는 더욱 입체적인 세계성을 획득한다.
둘째,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이다. 국악·한옥·한식·서예·민속 신앙 등은 보존의 대상을 넘어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구성될 때 경쟁력이 생긴다. 젊은 창작자들이 전통을 자유롭게 변주할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셋째, 산업 논리와 문화 가치의 균형이다. 단기 흥행과 알고리즘 최적화에 매몰되면 K컬처는 빠르게 소모될 수 있다. 창작자의 실험과 실패를 허용하는 환경, 장기 프로젝트를 견딜 수 있는 투자 구조가 마련돼야 지속 가능성이 담보된다.
넷째, 문화 주권의식과 공공성 강화다. K컬처는 민간의 성과이면서 동시에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다. 저작권 보호, 공정한 수익 배분, 해외 플랫폼 의존도 관리 등 제도적 장치가 함께 작동해야 한국 문화의 주도권을 지킬 수 있다.
K컬처 200조 시대는 도착점이 아니라 출발선이다. 세계가 한국 문화를 소비하는 단계에서한국이 세계 문화의 방향을 제안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가장 세계적인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는 오래된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K컬처의 다음 10년은 한국다움을 얼마나 깊고 담대하게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