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휘 91세 국가유공자, 5천만원 장학금 남기고 별세
![이공휘 어르신 기부하는 모습 [사진제공 해운대구]](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225/1772004774957_890811282.jpg)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달라.”
월남전에 참전했던 국가유공자 이공휘(91) 어르신이 지난 1월 23일 부산 해운대구에 장학금 5천만원을 기부한 뒤, 일주일 후인 2월 1일 별세했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고인은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상황에서도 직접 구청을 찾아 장학금을 전달했다.
기부는 고인의 오랜 뜻이었다.
이공휘 어르신은 6·25전쟁 발발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 직업군인의 길을 택했고, 1970년 월남전이 격화되던 시기 맹호부대로 참전했다. 전역 후에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오랜 세월 병마와 싸웠다.
그럼에도 생계를 책임지며 자녀들을 키웠다. 평생 근검절약을 실천했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조금씩 모아왔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기부 당일 고인이 밝은 표정으로 ‘평생 소망을 이뤄 행복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족들 역시 오랜 투병 생활 중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장학금 5천만원은 해운대구를 통해 지역 청소년 100명에게 전달됐다.
지원 대상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 지속에 부담을 겪는 학생들이다. 구는 고인의 뜻에 따라 장학금을 균등 배분해 실질적인 학업 지원에 쓰이도록 했다.
고인의 삶은 전쟁, 후유증, 생계의 무게와 맞닿아 있었다.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개인적 경험이 기부의 배경이 됐다. “가난 때문에 공부를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은 수십 년간 주변에 반복해온 바람이었다고 한다.
장학금 규모는 숫자로는 5천만원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전쟁 세대의 책임감과, 교육을 향한 신념,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결단이 담겼다.
해운대구는 고인의 유지를 기려 장학사업의 취지를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이공휘 어르신의 이름은 이제 한 세대의 기억을 넘어, 누군가의 교복 주머니 속 교재비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