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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청년의 눈물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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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기본법 개정 논의
청년 수난시대를 끝낼 해법을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청년들이 빚 때문에 미래를 포기하는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청년 부채의 늪 — 개인회생·파산으로 내몰리는 2030


취업난·고금리·학자금 대출 삼중고, ‘청년 수난시대’의 민낯
 

취업 문턱은 높아졌고, 벌이는 불안정해졌다. 여기에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이 겹치면서 2030 청년층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근 법원 통계와 금융권 자료를 종합하면 청년층의 개인회생·개인파산 신청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때 중·장년층의 문제로 인식되던 채무조정 제도가 이제는 청년들의 마지막 선택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학자금에서 생활비까지 -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
 

청년 부채의 출발점은 학자금 대출이다. 등록금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 대출을 선택한 뒤, 취업 지연과 저임금 구조 속에서 상환이 시작되면 곧바로 연체 위험에 노출된다. 여기에 주거비와 식비를 충당하기 위한 생활비 대출, 신용카드 사용이 겹치며 부채 규모는 빠르게 불어난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자 부담이 상환 능력을 앞지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29세 취업준비생 A씨는 ‘대학을 졸업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정규직 취업이 되지 않아 아르바이트로 생활하고 있다’며 ‘학자금 대출 원금은 그대로인데 이자만 늘어나 개인회생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회생·파산, 더 이상 예외적 선택 아니다

 

법률구조기관에 따르면 최근 개인회생 상담자 중 20~30대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단기 연체를 넘어서 구조적인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진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도덕적 해이’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정적인 일자리 진입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청년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청년 채무자 B씨는 ‘파산이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무거워 밤잠을 설쳤다’며 ‘성실하게 살았는데 제도와 환경이 나를 여기로 몰아넣은 것 같아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청년기본법 개정 논의 - 실효성은 과제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청년정책의 법적 기반인 청년기본법 개정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정안에는 청년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근거를 강화하고, 채무·신용 회복과 관련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단순한 일자리 지원을 넘어, 청년의 생애 전반을 고려한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선언적 조항에 그칠 경우 실제로 어려움에 처한 청년들에게 체감 효과를 주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청년 부채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비용
 

전문가들은 청년 부채 문제를 개인의 실패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김모 경제학자는 ‘청년층의 연쇄적인 채무 불이행은 소비 위축과 사회 이동성 저하로 이어져 결국 사회 전체의 비용으로 돌아온다’며 

‘학자금 상환 구조 개선, 청년 소득 안정 정책, 채무 조정 접근성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빚 때문에 미래를 포기하는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개인회생과 파산 통계 뒤에 숨은 것은 숫자가 아니라 삶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청년에게 ‘버텨보라’는 말이 아니라, 다시 설 수 있는 구조적 발판이다. 청년 수난시대를 끝낼 해법을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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