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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애곡(錦江哀哭)

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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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청벽대교를 지나는 금강의 전경 [사진제공 나무위키]
공주시 청벽대교를 지나는 금강의 전경 [사진제공 나무위키]

금강의 역사는 백마강과 더불어 흘러 갔습니다

비단결 같은 강이지만 그 물길 속에는 삼천 궁녀의 한이 도사려 있습니다

그 백마강이 논산을 지나면서 계백 장군의 황산벌 기상을 아직도 되새겨 줍니다.

 

백마강의 끝자락 논산과 황산벌 노래

 

황산성엔 계백장군의 기백이 서려 있고

그 아래 황산벌

오천 결사대의 웅혼이 상기도 살아 있는 곳

 

일찍이 계룡산 줄기와 대둔산 품속에서

삼한의 웅혼을 키워 

백마강 앞바다 황해 건너

요서와 산동으로 말발굽을 달렸지

 

어쩌다 놀뫼 란 본적 이름을 두고

논산을 왼 가슴에 달고 있나

 

아 황산성 너머 노성이고 

노성 너머 부소산성

졸본 부여와 하남 위례성의 기억 일랑

웅진 품속 공산성에 넌지시 심어 놓고

백제 역사 애잔함을 백마강 낙화암에

삼천 궁녀가 영원히 뿌려 놓았지.

 

연무 영채 위엔 조선 천지 간성들의

우렁찬 함성이 한반도를 진동하고

은진 관촉사 언덕 위에 사바 세계 중생 구원

은은한 미소 미륵 보살이 

언제 올지 가이 없다

 

백마강 놀뫼엔 군 문화가 서기 전

계백 장군 오천 결사대의 

기상이 우뚝 했었다

 

강경 평야 앞바다엔

오늘도 그 옛날 백제를 비추던 해가

백마강 물결에 잠겨 한나절은 비추리

 

금강은 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의 *세상을 적실 물길이 솟아난다는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비단과 같은 물살로 전북, 충북과 충남 여러 고을을 흘러 내립니다

부여와 논산을 지나면서 백마강으로 이름을 바꾸어 흘러 내립니다.

 

그 금강 물줄기의 흐름과 흘러간 역사의 애잔함을 읊어 봅니다.

 

1.   뜬봉샘에서 백마강까지

 

장수군 수분리의 작은 뜬봉샘은 숲 그늘을 기어가는 가느다란 실개천 입니다

장수군 깊은 계곡을 지나 진안과 무주에 이르러서는 웅장한 무주천을 이룹니다

무주 구천동 물길이 장수 물길과 만나 덩치를 키우면서 무주읍 앞마당으로 흘러 듭니다.

금강 지도 [사진제공 위키백과]
금강 지도 [사진제공 위키백과]

무주 구천동(九千洞)은 덕유산 자락을 뻗어 내리는 계곡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고 신비로운 계곡으로 불립니다. 반딧불이는 청정 지역에만 서식합니다

구천동 설천(雪天)에는 청정 물길 속에만 사는 다슬기가 살고, 이를 먹이로 반딧불이가 물길따라 장관을 선사합니다. 구천동에는 33곳의 절경이 있습니다.

 

1경 나제통문 [사진제공 나무위키]
1경 나제통문 [사진제공 나무위키]

그 제 1경은 나제통문(羅濟通門) 입니다. 삼국 시대 백제와 신라가 바위 산을 뚫고 서로 왕래한 비경 입니다. 구천동은 백두대간의 한 축이라서 기(氣)가 강하고 영험한 장소라고 전해집니다. 

그 계곡을 흘러 내리면 승려들이 장삼 가사를 펴고 쉬었다는 가이소,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수성대, 용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수심대 등이 펼쳐집니다. 

 

구천동의 유래는 옛날 이 골짜기에 9천 명의 승려들이 살았다는 전설 속에 있습니다.  

9천 명이나 되는  승려들을 먹이기 위한 쌀을 씻으면 쌀뜨물이 눈처럼 하얗게 흐른 관계로

구천동 개천은 설천(雪川)이고  지역 이름은 무주군 설천면 입니다

 

덕유산의 북사면에는 무주 스키장이 있습니다. 이 곳보다 이 남에는 스키장이 없습니다

무주 스키장은 매년 12월 초순이면 눈이 내리고, 그 천연눈으로는 스키 슬로프 마련에 부족하므로 그 골짜기 호수의 물을 하늘에 뿌려서 인공 눈을 만듭니다. 

해발 고도가  1,000m 가량의 선선한 날씨라서, 이곳 무주 리조트에서는 여름에도 에어컨 없이 지냅니다. 계울철 스키를 타려는 스키족들이 무주 입구부터 막히기 시작하면 경기도와 강원도로 발길을 돌립니다. 스키장 꼭대기는 설천봉입니다. 

 

덕유산 설천봉과 주봉 향적봉은 금강의 구비치는 물줄기는 충북 영동, 보은, 청주의 산 자락을 휘감으며 깊이와 넓이를 키웁니다

이처럼 깊은 산중을 흐르는 때 묻지 않는 금강은, 자연의 숨결이 들리듯이 맑고 거침이 없이 흐릅니다.

 

2.   지천을 품어 안는 오케스트라

 

금강은 외롭지 않습니다. 백제 시절부터 그 영토를 하나로 묶어 세우듯, 사방에서 흘러 드는 지천(支川)들을 차례로 품어서 내립니다.

 

남강천과 주자천이 전북의 거친 산세를 씻어 내리면서 금강에 합류 합니다.

충남의 기름진 들녁을 흐르는 보청천과 대전의 숨결을 담은 갑천이 차례대로 금강에 녹아 듭니다.

미호강은 청주를 거쳐 내려와 금강에 합치면서 본격적인 큰 강의 모습을 그려 냅니다.

청주를 지난 금강은 대청호로 흘러 듭니다. 

 

그 외에도 논산천, 노성천, 유구천, 대전천, 정안천, 병천천, 무심천, 강경천, 적상천 등이 충남과 충북을 어루만지면서 흘러 들어 금강(錦江)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비단강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3.   백마강 백제의 눈물을 삼키다

 

금강은 공주를 지나 부여와 논산 지경에 이르면 백마강(白馬江)이라는 애달픈 이름으로 불립니다.

백강 전투의 무대로 비정되는 금강 하류(백마강)의 전경 [사진제공 나무위키]
백강 전투의 무대로 비정되는 금강 하류(백마강)의 전경 [사진제공 나무위키]

왜 백마강 인가요?

 

백마강 이름에는 백제 사람들이 부르던 이름의 의미가 서려 있습니다. ()은 백제(百濟)의 백과 발음이 같기도 하고, 고대어의  *밝다, 희다, 으뜸이다, 크다* 라는 의미로 쓰였다고 합니다.

()는 우리말 말로서 *크다* 라는 접두어로 쓰였습니다. 지금도 *말조개(큰조개), 말벌(큰벌)*이 쓰입니다.

 

백마강은 *백제에서 가장 큰 으뜸 강*이라는 순수 우리말을 한자어로 표기한 것입니다.

백제 수도 사비성 앞을 흐르는 강이었기에 백제 사람들은 이 강을 자신들의 정체성이 담긴 강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오랜 옛적 660년 나당 연합군의 거센 말발굽 소리가 백제 강산을 진동할 때, 계백 장군이 이끄는 5천 결사대는 비록 중과부적으로 산화를 했지만, 그들이 흘린 붉은 피는 논산천을 타고 백마강으로 흘러 들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백제 사람의 애잔한 사연을 담은 *백마강, 백마강 달밤* 유행가가 오늘도 불리어지는 것입니다.

 

4.   서해로 향하는 장엄한 물줄기

 

백마강은 백제의 한을 품은 채 논산, 서천, 익산과 군산의 경계를 흐르다가

마침내 군산과 서천을 잇는 금강 하구둑에서 큰 낙차를 이루면서 황해로 흘러 듭니다

 

그 옛날 백제가 배를 타고 산동으로 진출하던 황해 뱃길은 이제 없습니다

그 대신 군산항의 웅장한 뱃길이 새롭게 황해를 누빕니다.

 

왕조는 사라지고 영웅들은 흙으로 돌아 갔으나

금강의 물줄기는 애잔한 곡조(哀哭)로 오늘도 우리들의 가슴 속에 살아 있습니다.

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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