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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울음 소리가 커졌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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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수 7년만에 증가세
인구 감소 시대의 문턱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과 준비로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

“아이 울음소리 다시 커졌다”

 7년 만에 반등한 출생아 수, 희망의 신호일까


 

한동안 ‘저출산 쇼크’로 불리던 한국 사회에 작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최근 통계에서 출생아 수가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합계출산율이 0.99명을 기록하며 다시 1명대에 근접했다. 오랫동안 이어진 인구 감소 흐름 속에서 나온 반등이라는 점에서 사회 전반에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증가하며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특히 수도권과 일부 지방 도시에서 혼인 건수가 늘고, 이에 따른 출산도 동반 증가하는 흐름이 관측됐다. 결혼과 출산이 동시에 줄어들던 ‘이중 감소’ 구조가 일부 완화된 셈이다.
 

현장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서울의 한 산부인과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분만실이 한산했는데, 최근에는 예약이 꽤 차 있다”며 “특히 30대 초반 부부들의 첫 출산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맞벌이 부부 김모(34)·이모(32) 씨는 “주거 지원과 육아휴직 제도가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느껴 출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 효과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출산 장려금 확대, 신혼부부 주택 공급, 육아휴직 급여 인상 등 다양한 지원책이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파격적인 현금 지원과 보육 서비스 확충에 나서면서 출산 환경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구조적 회복’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진단한다. 

인구학자 이모 교수는 “출산율이 0.99명으로 상승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지만 여전히 인구 유지 수준(2.1명)에 크게 못 미친다”며 “일시적인 혼인 증가 효과가 반영된 측면도 있어 추세적 반등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경제 환경이다. 

청년층의 고용 불안과 주거비 부담이 여전히 출산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한 노동경제 전문가는 “출산율은 단순한 지원금보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장기적 삶의 전망에 더 크게 좌우된다”며 “교육비, 주거비, 경력 단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종합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사회 인식 변화도 중요한 요소로 지목된다. 

과거와 달리 ‘결혼과 출산은 선택’이라는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정책만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일과 가정의 균형, 성평등한 육아 문화 조성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출생아 수 증가가 단순한 반짝 반등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적인 변화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오랜 침체 속에서도 다시 들리기 시작한 아이 울음소리가 한국 사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 감소 시대의 문턱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과 준비로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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