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비를 아껴 만든 16년의 나눔…전북 완주 47세 김규정 씨의 12만원
![김규정(47)씨가 2일 기부한 12만원. [사진제공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1202/1764673488029_100760096.jpg)
전북 완주에 사는 김규정(47) 씨는 12월 2일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만원을 기부했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에서 조금씩 남긴 돈을 모아 올해 두 번째로 전달한 것이다.
뇌병변과 지체장애를 앓고 있어 일상적인 움직임에도 어려움이 있지만, 2009년 첫 아기를 임신한 날을 스스로의 기념일로 삼고 매년 같은 방식의 기부를 이어온 지 벌써 16년째다.
김씨의 형편은 무척 빠듯하다. 생계 대부분을 공적지원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지출을 정할 때 늘 우선순위를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그는 생활비에서 작게라도 나눔의 몫을 떼어두는 습관을 꾸준히 지켜왔다.
그는 돈의 크기보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먼저 떠올리며, 가능하면 매년 기부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올해 4월에도 그는 같은 기관에 11만원을 건넸다. 당시에도 자신의 형편만으로는 넉넉하지 않지만, 지역사회에 힘이 된다면 작은 금액이라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그의 기부금을 완주군청과 협력해 저소득 장애아동 지원사업에 배정할 계획이다.
기부금의 사용처는 투명하게 공개되며, 최근 지역 내 장애아동 지원 수요가 높아진 점도 배분 결정에 반영됐다.
기관 관계자들은 김씨의 사례가 규모보다 지속성과 진정성이 주는 가치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웃을 먼저 떠올리는 마음이 지역 공동체의 온도를 바꾼다고 강조했다.
이 이야기를 접한 한 산타는 이런 생각에 잠길 것이다.
조금씩 모인 마음이 해마다 쌓이면, 겨울이 한결 밝아진다고 느낄 것이다.
도움을 받는 자리에서 누군가를 돕는 자리로 이동한 그의 선택은 조용한 울림을 준다.
누군가의 꾸준한 선의는 기적처럼 퍼져나가 공동체의 분위기를 바꾼다.
따뜻한 마음이 많아질수록, 세상의 어려운 곳에는 다시 불빛이 켜진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