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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백악관을 떠난 뒤 더 빛난 대통령…100년의 삶으로 남긴 봉사의 의미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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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보다 사람을 선택한 전직 대통령…집짓기 봉사와 평화 활동으로 이어간 두 번째 인생
고 지미 카터
고(故) 지미 카터. [사진제공 위키백과]

사람의 가치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결정되는 것일까. 아니면 그 자리에서 내려온 뒤 어떤 삶을 사는지로 완성되는 것일까.


미국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는 이 질문에 평생의 행동으로 답한 인물이다. 카터는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는 이유는 백악관에서 보낸 4년만이 아니다.


오히려 퇴임 이후 40년 넘게 이어진 봉사와 평화 활동이 그의 또 다른 유산이 됐다.


1924년 미국 조지아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카터는 해군 장교와 농장 경영인을 거쳐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조지아 주지사를 지낸 뒤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재선에는 실패하며 한 번의 임기로 백악관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삶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카터는 퇴임 후 조용한 은퇴를 선택하지 않았다.


1982년 카터센터를 설립하고 전 세계 분쟁 해결, 민주주의 지원, 질병 퇴치 활동에 나섰다. 

아프리카와 개발도상국에서는 예방 가능한 질병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이어갔고, 여러 국가의 선거 감시와 평화 중재에도 참여했다.


그의 활동은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았다. 카터는 인권과 평화를 위한 오랜 노력으로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또 하나의 상징적인 모습은 망치를 든 전직 대통령이었다. 그는 국제 주거 지원 단체 해비타트 활동에 참여해 직접 작업복을 입고 집짓기 봉사를 했다.


세계 최고 권력의 자리였던 백악관을 떠난 사람이 어려운 이웃의 집을 짓는 현장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른 형태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리더십은 높은 자리에서 명령하는 것만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서 함께 움직이는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카터는 90대가 넘어서도 가능한 범위에서 사회 활동을 이어갔다. 2024년에는 미국 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100세 생일을 맞으며 최장수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긴 세월 동안 그가 남긴 것은 직책보다 삶의 태도였다.


누군가는 권력을 잃으면 영향력도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터는 권력을 내려놓은 뒤에도 한 사람이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통령이라는 이름은 몇 년 동안 그의 곁에 있었다. 그러나 봉사자의 삶은 수십 년 동안 이어졌다.


지미 카터가 남긴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어떤 자리에 올랐는가로 기억될까.


아니면 그 자리에서 내려온 뒤 무엇을 했는가로 기억될까.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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