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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고향사랑기부로 E.T 장애야구단 살렸다…누적 100억 돌파

진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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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위기에서 전국대회 우승까지, 기부가 만든 변화
프로야구팀 기아타이거즈 김석환 선수(사진 오른쪽)가 지난 8일 발달장애인 청소년야구단 ET 단원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광주광역시동구장애인복지관]
프로야구팀 기아타이거즈 김석환 선수(사진 오른쪽)가 지난 8일 발달장애인 청소년야구단 ET 단원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광주광역시동구장애인복지관]

2026년 3월, 광주광역시 동구가 추진한 고향사랑기부제가 발달장애인 야구단을 지켜냈다. 2023년 지정기부로 시작된 지원은 약 8200만원을 모으며 해체 위기에 놓였던 E.T(East Tigers) 야구단을 살렸고, 이후 팀은 전국대회 우승까지 이뤄냈다. 동구의 누적 기부금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광주 북구의 한 실내 연습장. 발달장애 청소년과 성인 29명이 모여 훈련을 이어간다.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던 선수도 있고, 캐치볼이 익숙한 선수도 있다. 속도는 다르지만, 같은 방향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감독은 기본 동작부터 다시 설명한다. 작은 변화가 쌓이는 과정이다. 한때 공을 던지지 못하던 선수가 캐치볼을 해내는 순간이 이 팀의 성과다.


위기에서 시작된 기부, 6개월 만에 목표 달성


E.T야구단은 2016년 창단 이후 기업 후원금으로 운영됐다. 연간 약 300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023년 후원이 중단되면서 팀은 존폐 기로에 섰다.


이때 광주 동구가 개입했다. 같은 해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해 ‘지정기부 사업’으로 야구단 지원을 결정했다.


2023년 7월 지정기부 모금을 시작하여 약 6개월간  목표액 8200만원을 달성하여 팀 해체 위기 를 해소하였다.


동구의 판단은 단순 재정 지원이 아니었다. 지역 문제 해결형 기부 모델로 접근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부 이후 성과…전국대회 우승으로 이어져


재정 안정 이후 선수들은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변화는 빠르게 나타났다.


2024년 5월, 김포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티볼 전국대회에서 E.T야구단은 우승을 차지했다. 

기부가 단순한 유지가 아닌 성과로 이어진 사례다.


선수들은 훈련 시간이 부족해 따로 연습을 이어가기도 한다. 

현재는 매주 2시간씩 유료로 실내 연습장을 사용하고 있다.


전용구장 추진…지속 가능한 지원으로 확대


동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현재 야구단 전용구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목표 모금액은 18억원이며 현재 모금액은 약 15억1600만원에 이르러 

달성률 84.2%를 기록하고 있다.
전용 공간이 마련되면 훈련 시간과 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기부 구조의 특징…지역 참여형 모델


동구의 고향사랑기부제는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문제 중심 접근은  “기부해달라”가 아니라 “야구단을 살려달라”는 메시지로 지정기부 사용처가 명확해 참여 동기를 강화했다. 또한 지역 경제와 연계하여 전통시장·소상공인들이 답례품에 참여하는 구조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 지역 순환 모델로 작동했다.


다른 사업으로 확장…극장·유기견·주거 지원까지


기부금은 야구단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광주극장 보존 사업,유기견 입양센터 조성,-에너지 취약계층 주거 개선이다.
각 사업은 지역 문제 해결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갖는다.


누적 100억 돌파…기부를 정책으로 만든 사례


2026년 3월 기준, 광주 동구의 고향사랑기부 누적액은 100억원을 넘었다. 

기초지자체 중 최초다.이는 단순한 금액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부를 정책 도구로 활용해 실제 변화를 만든 사례이기 때문이다.


기부의 결과는 ‘유지’가 아니라 ‘변화’


E.T야구단의 변화는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공을 던지지 못하던 선수가 캐치볼을 하고, 해체 위기의 팀이 우승을 경험했다.


기부는 그 사이를 연결한 장치였다.
과장되지 않은 변화, 그러나 분명한 진전. 동구의 사례는 기부가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진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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