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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에 10억 원 기부한 아모레퍼시픽.... 청소년 ‘내면의 아름다움’ 지표 개발부터 AI·인구 변화 연구까지

안성실 기자
입력
외모 비교와 획일화된 미의 기준 넘어 ‘관계 속 아름다움’ 탐구…AI 대전환 시대 지속 가능한 사회 해법도 모색
19일 (왼쪽부터) 김현철 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윤동섭 연세대 총장이 기부 협약 체결 기념식을 하고 있다.[사진 아모레퍼시픽 제공]
19일 (왼쪽부터) 김현철 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윤동섭 연세대 총장이 기부 협약 체결 기념식을 하고 있다.[사진 아모레퍼시픽 제공]

청소년이 거울 속 모습보다 자신의 내면에 지닌 힘을 먼저 발견할 수 있을까. 아모레퍼시픽이 이 질문을 연구의 영역으로 옮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9일 연세대학교 총장공관에서 기부 협약을 체결하고 연세대에 총 10억 원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두 갈래의 연구에 투입된다. 청소년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데 5억 원,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사회구조 연구에 5억 원이 각각 사용된다. 전문 연구진 채용과 정책 컨퍼런스 운영 등 지속적인 연구를 위한 기반을 만드는 데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협력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화장품과 뷰티 산업을 대표해 온 기업이 외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청소년의 내적 가치와 관계의 힘을 학문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연구의 출발점에는 청소년이 처한 현실이 있다. 소셜미디어와 일상에서 타인의 외모를 쉽게 접하고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이 커지면서 획일적인 미의 기준에 노출되는 문제도 함께 제기돼 왔다. 연구진은 이런 환경에서 청소년이 스스로 발견하고 키울 수 있는 내면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연구진이 주목하는 ‘내면의 아름다움’은 개인의 성격이나 마음가짐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신의 내적 가치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안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관계적 행위 능력’으로 개념을 구체화한다.


이를 토대로 한국 사회와 청소년의 현실을 반영한 ‘한국형 내면의 아름다움 지표’ 개발도 추진한다. 추상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내면의 가치를 연구하고 측정할 수 있는 기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5억 원은 빠르게 바뀌는 사회의 구조를 연구하는 데 쓰인다. AI 기술의 확산과 인구구조 변화가 교육과 일자리, 인재 육성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어떤 과제를 던지는지 살펴보고 대응 방향을 모색한다.


이 연구는 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이 주도한다. 기술과 인구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미래세대가 살아갈 사회의 조건을 분석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찾는 것이 주요 과제다.


두 연구는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지만 중심에는 미래세대가 놓여 있다. 하나는 청소년 한 사람의 내면과 관계를 들여다보고, 다른 하나는 그 청소년들이 살아가게 될 사회의 구조를 연구한다.


기업의 기부 목적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는 기업의 소명을 바탕으로 미래세대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연구 협력에 참여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주체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이번 협력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미래세대의 성장을 위한 지원도 이어가겠다고 했다.


협약 현장에는 서경배 회장과 윤동섭 연세대 총장, 김현철 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세 사람이 기부 협약 체결을 기념해 함께 선 사진에는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하나의 연구 과제를 두고 손을 맞잡은 순간이 담겼다.


이번 기부의 규모는 10억 원이다. 그러나 연구가 향하는 곳은 금액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외모를 비교하기 쉬워진 시대에 청소년이 자신의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바라볼 것인지, AI와 인구 변화 속에서 어떤 사회를 살아가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함께 놓여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얼굴이나 모습에서만 찾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휘되는 힘까지 들여다보려는 연구가 이제 시작된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청소년의 시선이 언젠가 조금 더 깊은 곳을 향할 수 있을지, 10억 원의 기부는 그 답을 찾는 연구의 첫 페이지를 열었다.

안성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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