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과용의 사회를 깨부수는 SK하이닉스의 실용주의적 결단

당연한 일이 드디어 당연한 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가 신입사원 채용에서 '4년제 대학 졸업장'이라는 기존의 자격 요건을 전면 철폐했다는 소식은 고형화된 대한민국 채용 시장에 던지는 신선한 충격이자,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대학 졸업장'을 기업 채용의 필수 조건으로 여기며 극심한 학력 과용(Overeducation) 현상을 앓아왔다.
사회적 분위기에 등 떠밀려 누구나 대학 문을 두드리고, 대학교 졸업을 인생의 당연한 통과의례로 인식하게 되면서 청년들은 자신의 재능을 탐색하기도 전에 무한한 스펙 쌓기 경쟁으로 내몰렸다.
이 과정에서 낭비된 국가적 재원과 개인의 청춘, 그리고 시간의 기회비용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맹목적인 학벌 지상주의는 창의적인 인재들의 날개를 꺾고 정형화된 규격품만을 양산해 왔을 뿐이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류의 패러다임을 바꾼 천재들은 결코 짜여진 강의실 안에서만 탄생하지 않았다.
- 정규 학교 교육을 받은 기간이 단 3달에 불과한
- '발명의 왕' 토마스 에디슨 (Thomas Edison)
-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하고 독학으로 과학을 공부했고,
- 결국 전자기 유도 법칙을 발견하여 현대 전기 문명의 기초를 다진
- 위대한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 (Michael Fara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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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생아로 태어난 그는 당시 지배계층이 받던 라틴어, 수사학, 고등 수학 등의 정규 대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지만 자연에 대한 지독한 관찰력과 독학을 통해 회화, 해부학, 건축, 비행기 설계 등 인류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레네상스적 천재'가 되었고 스스로를 '글을 배우지 못한 사람(uomo senza lettere)'이라고 부르기도 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 (Leonardo da Vinci)
- 가난한 환경 탓에 평생 정규 학교를 다닌 기간을 다 합쳐도 1년이 채 되지 않은
- 독학의 아이콘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
작금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등
수많은 혁신가와 천재들은 대학이 제공하는 정형화된 커리큘럼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들은 과감히 대학을 중퇴하고 자신만의 비전과 직무를 위해 진력(盡力)하여 위대한 성공을 거두었다. 누구나 자신이 진짜 잘하고 재미를 느끼는 분야에 몰입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재능이 발휘된다.
제도권 교육의 틀에 갇혀 천재적인 재능이 사장되는 수많은 인재를 구출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SK하이닉스의 학력 우선 철폐 결단은 대단히 의미 있고 새롭게 다가온다.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초기술 시대와 AI 시대는 고형적인 주입식 교육보다 개인이 가진 고유한 '창의력'이 훨씬 더 중요한 시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스스로 질문하고 본질을 파고드는 '생각 근육', 새로운 기술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하는 '적응 근육', 다양성을 이해하고 유연하게 협업하는 '공감 근육'은 결코 대학교 간판이 보장해주지 않는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직무 역량만이 변화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열쇠다.
나아가 직장 생활과 사회 구조 역시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
이제는 한 번의 학위 취득으로 평생을 보장받는 시대가 아니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술 트렌드 속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새로운 분야를 습득하는
'평생교육' 기반의 자기발전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기업과 사회 역시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과 실력에 대해 정당하게 평가하고 보상하는 구조로 나아가야 마땅하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이례적인 세 자릿수 수시채용 혁신이 단발성 실험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학력 위주로 사람을 재단하던 해묵은 부조리와 불평등의 고리가 끊어지고,
오직 개인이 가진 재능과 역량에 따라 기회를 얻는 공정한 문화가
전 기업과 대한민국 사회 전반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나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