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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소라(Sora)’ 100만 다운로드 돌파

산타뉴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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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로 영상을 만드는 인공지능, 콘텐츠 플랫폼의 새로운 문을 열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이제 영상 창작의 영역까지 침투했다.


챗GPT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오픈AI(OpenAI)가 새롭게 내놓은 ‘소라(Sora)’가 출시된 지 불과 닷새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 현상은 단순히 신기한 기술의 인기가 아니다.
콘텐츠 제작의 주체가 인간에서 인공지능으로 확장되는, 플랫폼 진화의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 글로 영상을 만든다 — ‘소라’의 등장

 

소라는 오픈AI가 개발한 ‘텍스트를 영상으로 바꾸는 모델(Text-to-Video)’이다.


사용자가 “파도치는 바다 위를 걷는 붉은 우산의 여자”라고 입력하면, 

AI는 몇 초 만에 그 장면을 실사처럼 그려낸다.


카메라 앵글, 인물의 움직임, 빛의 반사, 심도 표현까지 모두 자동으로 연출된다.

이 기술은 오픈AI가 이전에 선보였던 챗GPT(텍스트 생성),달리(DALL·E, 이미지 생성)의 진화된 형태라 할 수 있다.

 

소라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언어로 영화를 만드는 AI”다.


현재는 약 1분 길이의 영상을 만들 수 있고, 움직임과 장면 전환이 자연스러워 “AI가 만든 영상”임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사운드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AI가 이미지와 프레임을 계산해 움직이는 장면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미디어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 5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 — 폭발적 관심

 

소라 앱은 아직 초대 코드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제한적 베타 버전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시 닷새 만에 다운로드 100만 건을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 앱피겨스(Appfigures)에 따르면 iOS 기준 첫 주 다운로드 수는 62만 7천 건으로, 챗GPT 앱의 첫 주 기록인 60만 6천 건을 넘어섰다.

 

이 수치는 AI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호기심, 그리고 “누구나 영상 창작자가 될 수 있다”는 체험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특히 소라 앱은 단순히 영상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생성된 영상을 앱 내 피드(Feed) 형태로 공유하고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즉, ‘AI 영상 생성 + 공유 + 감상’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플랫폼이 된 것이다.

 

■ 창작의 벽을 허물다 — “누구나 감독이 되는 시대”

 

기존 영상 제작은 카메라, 편집 장비, 전문 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소라의 등장으로 “상상력만 있으면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스마트폰으로 문장을 입력하기만 하면, AI가 감독·촬영·편집을 대신한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다.


유튜브가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다면, 소라는 ‘1문장 영상 창작 시대’를 여는 셈이다.
교육, 광고, 영화 기획, 게임 개발, 건축 설계 등 모든 산업의 시각적 표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

예를 들어 광고 회사는 스토리보드 대신 문장을 입력해 영상 콘셉트를 시각화할 수 있고,영화 감독은 시나리오의 한 장면을 AI로 즉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처럼 소라는 콘텐츠 제작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도구이자, 새로운 산업 도약의 발판으로 떠오르고 있다.

 

■ 기술에서 플랫폼으로 — ‘소라’가 바꾼 생태계

 

소라의 성공은 오픈AI가 단순한 기술 기업을 넘어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변화

                                           의미

도구에서 생태계로

AI 모델이 단순한 창작 도구가 아니라, 생성된 결과물이 다시 플랫폼 내에서 소비·공유되는 생태계를 만든다.

생산과 소비의 융합

사용자가 만든 영상을 앱에서 바로 감상하고 반응할 수 있어, 창작과 소비가 구분되지 않는다.

AI의 미디어 주체화

인간이 만든 영상을 소비하던 시대에서, AI가 직접 영상을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는 시대로 이동한다.

이러한 구조는 과거의 SNS가 ‘인간의 소통’을 중심으로 발전했다면,이제는 ‘AI의 창작’이 중심이 되는 미디어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뜻한다.

즉, 소라는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 문명의 출발점이다.

 

■ 남은 과제 — 기술보다 더 어려운 ‘책임의 문제’

 

그러나 빠른 확산만큼 우려도 크다.
AI가 만든 영상은 실제 인물과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딥페이크나 허위 영상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AI 학습에 사용된 이미지나 영상의 저작권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현재 일부 영상에서는 물리적 어색함이나 장면 왜곡이 관찰되며,완벽한 실사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AI 영상 생성은 이제 막 시작된 혁명”이라며,기술의 속도만큼 윤리적 기준과 법적 안전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픈AI 역시 소라의 보안 필터와 사실 검증 알고리즘을 강화하며,“책임 있는 AI 영상 시대”를 표방하고 있다.

 

■ 미래를 향한 질문 — AI가 만든 세상,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소라의 100만 다운로드 돌파는 단순한 흥행이 아니다.그것은 AI가 인간의 창작 세계로 공식 진입한 역사적 순간이다.


이제 사람은 “직접 찍지 않아도”, 

“그리지 않아도”, 

“연기하지 않아도” 자신의 상상을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AI와 인간이 함께 만드는 콘텐츠,그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시대—


이제 우리는 창작의 정의와 책임, 그리고 진정한 ‘인간의 표현’이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된다.

소라는 시작일 뿐이다.
인공지능이 영화의 언어를 배우고, 예술의 감성을 이해하며,
사람과 함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갈 미디어 문명의 서막이 지금 열리고 있다.

성연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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