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이웃 이야기] 울음소리 대신 웃음소리가 번진 아파트의 편지
![아이로 인한 소음을 걱정하는 한 부부가 엘리베이터에 써 붙인 편지. [사진제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1016/1760565888449_210797765.jpeg)
서울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게시판. 한 장의 손편지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편지의 주인공은 1803호에 사는 한 부부였다. 그들은 “지난 9월 12일, 우리 집에 선물처럼 아기 천사가 태어났다”고 밝히며, 이웃들에게 조심스레 양해를 구했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더니 요즘 그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느낍니다.
아기가 시도 때도 없이 울곤 합니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시간에 혹시 시끄럽더라도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들은 “사랑으로 지혜롭고 현명하게 키우겠다”며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웃들의 따뜻한 답장: “우리 모두 울며 자랐죠”
며칠 뒤, 편지 아래에는 빼곡히 손글씨가 채워졌다.
“축하드립니다. 건강하게 잘 키우세요.”
“우리 모두 울면서 자랐습니다. 두 분 다 화이팅 하세요.”
“아기 울음소리가 귀한 요즘입니다. 다 이해합니다.”
심지어 어떤 이웃은 “공주님인가요, 왕자님인가요?”라고 물었고,
부부는 “공주님입니다”라며 정답게 답장을 남겼다.
짧은 대화였지만, 그 공간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온기가 스며들었다. 소음으로 시작될 수도 있던 상황은 ‘이웃의 축하’로 바뀌었다.
배려가 만든 공동체의 풍경
이 사연이 SNS에 소개되자, 누리꾼들은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이런 아파트라면 서로 웃으며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감동을 전했다.
소음 민원이 늘고, 대면 인사가 줄어드는 시대에 한 장의 손편지가 보여준 건
단순한 공지문이 아니었다.
그건 “우리는 서로의 삶에 함께하는 존재”라는 오래된 인사의 복원이었다.
아기의 울음은 잠깐이지만,
그 울음소리에 담긴 생명의 기쁨과 이를 함께 축하해주는 이웃들의 마음은 오래 남는다.
이 작은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세상은 잠시 멈추고 따뜻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