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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를 딛고 올림픽 3관왕에 오른 윌마 루돌프, 걷지 못했던 소녀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성이 되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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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까지 보조기 없이는 걷지 못했던 아이…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며 세계 육상 역사를 새로 쓰고, 은퇴 후에는 청소년 교육과 스포츠 지원에 삶을 바쳤다
윌머 글로딘 루돌프(영어: Wilma Glodean Rudolph, 1940년 6월 23일 ~ 1994년 11월 12일)는 미국여자 육상 선수이다.[사진제공 위키백과]
윌머 글로딘 루돌프(영어: Wilma Glodean Rudolph, 1940년 6월 23일 ~ 1994년 11월 12일)는 미국여자 육상 선수이다.[사진제공 위키백과]

"평생 걷기 어려울 것입니다."


어린 윌마 루돌프가 의사에게 들은 말이었다. 미국 테네시주에서 태어난 그는 네 살 때 폐렴과 성홍열을 앓았고, 이어 소아마비까지 겪었다. 

왼쪽 다리는 심하게 약해졌고, 11세가 될 때까지 보조기 없이는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하지만 가족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치료를 위해 먼 병원을 오갔고, 집에서는 매일 재활운동을 도왔다. 

윌마 역시 통증을 견디며 한 걸음씩 걷는 연습을 이어갔다. 

걷는 것이 목표였던 아이는 어느 날부터 뛰기 시작했다.


재활을 거쳐 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그는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미국 육상 대표팀의 눈에 들었고, 

16세였던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여자 400m 계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짜 역사는 4년 뒤 로마에서 쓰였다.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윌마 루돌프는 여자 100m와 200m, 400m 계주를 모두 석권하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당시 한 대회에서 육상 단거리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여성 선수는 매우 드물었다. 

우아한 질주를 본 이탈리아 언론은 그를 '검은 가젤'이라 불렀다.


기록보다 더 큰 변화도 남겼다.


미국 남부는 여전히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기였다. 

고향 클락스빌에서 열린 그의 우승 축하 행사는 흑인과 백인을 구분하지 않는 첫 통합 행사로 진행됐다. 

윌마는 분리된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지역사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스포츠가 사회를 조금씩 바꾸는 순간이었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청소년을 위한 스포츠와 교육 프로그램에 힘을 쏟았다. 

더 많은 아이들이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지도자와 멘토의 역할을 이어갔다.


윌마 루돌프의 삶은 빠르게 달린 기록보다, 천천히 걸음을 되찾았던 시간이 먼저 기억된다.

 

넘어지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는 병 때문에, 누구는 환경 때문에, 누구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서 멈춘다. 

윌마 루돌프는 자신의 출발선이 남들보다 뒤에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대신 그 자리에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세상을 앞서 달리는 사람은 처음부터 가장 빠른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가장 오래 포기하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가 남긴 한마디


"승리의 기쁨은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섰을 때 더 큰 의미를 갖는다."


– 윌마 루돌프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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