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쪽방촌 주민들, 폐지 팔아 모은 성금 18년째 기부 이어와

비좁은 쪽방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18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자활시설 ‘인천내일을여는집’은 인천 계양구 쪽방촌 주민들과 무료급식소·노숙인쉼터 이용자들이 1년간 모은 성금 292만 원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성금은 폐지와 고철을 모아 판 수익과 생활비를 아껴 마련한 돈으로 조성됐다.
모금은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약속으로 진행됐고, 올해도 예외 없이 이어졌다.
2008년 시작된 나눔, 18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이들의 기부는 2008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18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모인 누적 기부액은 3024만 원에 이른다.
금액보다 더 주목되는 점은 중단 없이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생활 여건이 나아진 적은 없었지만, 기부만큼은 매년 빠지지 않았다.
“나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떠올리면”
쪽방촌 주민 대표 권영자 씨는
“쪽방에서 20년 넘게 살면서 매년 모금에 참여해 왔다”며
“나도 어렵지만, 더 힘든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이 나눔은 특별한 결의나 캠페인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서로의 삶을 잘 아는 사람들끼리, 조금씩 보태자는 합의에서 출발했다.
‘인천내일을여는집’, 나눔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이 활동은 자활시설 인천내일을여는집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시설은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무료급식소 이용자들의 생활 자립과 공동체 회복을 지원해 왔다.
이준모 인천내일을여는집 이사장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자부심이 18년간 나눔을 지속하게 한 힘”이라며
“이 마음이 또 다른 이웃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적은 돈이 아니라, 오래 이어진 마음
이번 기부는 큰 금액의 후원이나 일회성 선행과는 결이 다르다.
생활의 가장 아래에서, 매년 같은 자리에서 반복된 선택이었다.
폐지를 모으고, 고철을 팔고,
조금 아껴 모은 돈이 또 다른 어려움 앞에 놓인 이웃에게 전달됐다.
18년 동안 쌓인 것은 성금만이 아니다.
‘어려울수록 함께하자’는 공동체의 기억이 이 나눔의 진짜 성과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