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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한 칸이 10원…365만 시민이 만든 5억원의 기부, 부산교통공사

유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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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시철도 ‘건강기부계단’ 10년간 356만명 참여…아동 치료·주거·생계·교육 지원
부산광역시 건강기부계단 [사진제공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 건강기부계단 [사진제공 부산광역시]

부산교통공사가 도시철도 역사에 설치한 ‘건강기부계단’이 시민들의 평범한 걸음을 기부로 바꾸고 있다. 2016년 시작된 이 사업에는 10년간 약 356만명이 참여했고, 후원사가 내놓은 기부금은 모두 4억9500만원에 이른다.


계단을 밟으면 불빛과 함께 피아노 건반 소리가 난다. 센서는 계단을 이용하는 시민을 한 명씩 세고, 한 사람이 이용할 때마다 10원이 적립된다. 시민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는 것만으로 기부에 참여하는 셈이다.


시작은 2016년 6월 부산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이었다. 부산교통공사가 공간과 시설을 제공하고 BNK부산은행이 후원에 참여해 부산 첫 건강기부계단을 만들었다.


26칸의 계단을 오를 때마다 피아노 소리가 울리는 이곳에는 지난 10년간 250만명이 넘는 시민이 발을 디뎠다. BNK부산은행이 2017년부터 기부한 금액도 1억8000만원에 달한다.

부산광역시 건강기부계단 [사진제공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 건강기부계단 [사진제공 부산광역시]

사업은 다른 역사로도 넓어졌다. 현재 경성대·부경대역을 비롯해 부산역과 사상역 등 3곳에서 건강기부계단이 운영되고 있다. 부산역은 BNK부산은행, 사상역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후원한다.


시민들의 걸음으로 마련된 돈은 구체적인 지원으로 연결됐다. 전체 기부금 가운데 2억3500만원은 질병이나 장애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 91명의 치료비와 병간호비 등에 사용됐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아동 49가정에는 집수리비와 임대보증금으로 9000만원이 지원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 16명에게는 돌봄 생계비와 긴급지원비 7500만원이 전달됐다. 지역아동센터와 양육시설 7곳에도 학습비와 교육 물품 구입비 등 9000만원이 지원됐다.


기부금의 사용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부산교통공사, 후원사가 매년 협의해 결정한다. 단순히 모금액을 쌓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주거·생계·교육 등 필요한 곳을 정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앞으로 지역 대학병원과 연계해 경제적 이유로 치료받기 어려운 산모와 아동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후원 협약을 확대하고 새로운 후원 기관을 발굴해 도시철도 공간을 활용한 사회공헌 사업도 넓힐 계획이다.


출근길에 오른 계단, 약속 장소로 가며 오른 계단, 집으로 돌아가며 오른 계단이 10년 동안 356만번의 참여로 쌓였다. 그렇게 모인 기부금 4억9500만원은 아이들의 치료비와 집수리비, 생활비와 공부에 쓰였다.


부산의 지하철 계단에서는 오늘도 사람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피아노 소리가 난다.
 

유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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