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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불황 속 한국 경제의 대전환 — 최종회]

남철희 기자
입력
‘상생적 성과주의’로 가는 대한민국 경제의 새 지도

 

문명사적 패러다임의 격변과 대한민국이 마주한 시대적 신호탄

 

1930년대 대공황의 심연 속에서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붕괴해 가던 자본주의 시스템을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유효수요 창출'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구원해 냈습니다. 

AI 생성 이미지

연재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듯, 2026년 현재 대한민국 경제가 마주한 격렬한 성과급 갈등과 극심한 양극화 위기 역시 결코 파국이 아닙니다. 

 

이는 과거의 낡은 자본주의 문법을 청산하고, 정부의 과감한 세제·인프라 개혁, 대기업의 선제적인 이익 공유, 중소기업의 고숙련 인재 육성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상생적 성과주의(Shared Capitalism)’로 체질을 바꾸라는 시대적 신호탄입니다.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성을 초월하며 전 산업을 재편하는 대전환의 초입에 서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노조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인당 '5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거액을 지급하며 쏘아 올린 공은 대한민국 보상 생태계의 판도를 뒤흔들었습니다. 

 

이 거대한 공에 자극받은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 역시 회사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매출 이익금(영업이익)의 15%’를 정률로 명확하게 나누자며 초유의 이익 공유 요구를 들고나왔습니다. 

 

결국 치열한 밀당 끝에 노사 합의로 12% 수준에서 타결되며, 노조원들에게 평균 '6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지급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결정적 사실이 있습니다. 

삼성 노조가 요구한 '매출 이익금의 직분배'는 단순한 일회성 보너스(성과급)의 개념을 넘어, 기업이 올린 거대한 부의 과실을 노동자가 정당하게 공유하겠다는 '이익공유'의 강력한 열망이 대기업 내부에서부터 폭발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한번 맛본 '결실의 달콤함'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이 메머드급 이익 분배 파동을 목격한 전 산업군에서는 이제 봇물처럼 성과와 이익을 함께 나누자는 거대한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으며, 저 멀리 대만의 TSMC 노조까지 이익 공유 확대를 외치며 움직이는 거대한 나비효과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화려한 축제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오직 대기업 노사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닫힌 채 이루어지는 이 거대한 이익 공유 잔치는, 

담장 너머에서 이를 바라보는 대다수 중소기업·협력사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비교 박탈감과 소외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거대 초기업 노조를 둔 소수 대기업만의 이익 독식 체제는 사회적 갈등을 팽창시키는 도화선이 되고 있으며, 이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맞이할 AI 미래는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가 될 뿐입니다.

 

대단원: ‘삼위일체’ 개혁이 그려낼 대한민국 경제의 새 지도

 

대기업 노사가 쟁취해 낸 이 폭발적인 매출 이익 분배의 에너지를 개별 대기업 내부의 전유물로만 가두어두지 않고, 중소기업 공급망의 세포 하나하나를 혁신하는 동력으로 확산할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불황의 터널을 탈출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 내부에서 싹튼 이익 공유의 불씨를, 이제는 공급망 하부의 중소기업과 협력사들까지 모두 아우르는 국가적 차원의 '대동(大同)적 이익공유제'로 확장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소수의 대기업에만 의존하던 위태로운 '외동아들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수천 개의 단단한 강소기업들이 사방에서 떠받치는 '다기통 하이브리드 선진 경제국'으로 우뚝 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세 가지 거대한 지각변동을 동시에 이뤄내야 합니다.

 

첫째는 대기업이 거둔 막대한 매출 이익의 일부를 공급망 하부의 중소기업 및 협력사들과 나누는 '범사회적 이익공유제'의 과감한 실행입니다. 

대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은 밤낮으로 좋은 부품을 대준 중소기업들이 함께 동행했기 때문이라는 상생의 정신이 제도화되어야 합니다. 

 

둘째는 과감한 세제 혜택을 가동하여 대·중소기업 간의 당장 눈앞의 현금 격차를 장기적인 '미래 자산 가치'로 극복하게 만드는 '주식보상 혁명'입니다. 

 

마지막 셋째는 현장 중심의 일·학습 병행 인프라인 'K-Ausbildung(한국형 아우스빌둥)'을 구축하여 고숙련 청년 인재들을 중소기업으로 끊임없이 유입시키는 일입니다.

 

이 세 가지 개혁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대한민국 영토 전역에는 대기업의 자본력과 중소기업의 대체 불가능한 '기술 독점력'이 융합된 생태계가 조성됩니다. 

 

그 최종 결과물로서 우리는 과거 제조업의 맹주였던 독일과 일본의 강소기업 모델을 가뿐히 능가하는, 대한민국형 '글로벌 히든 챔피언'들의 위대한 탄생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이 원대한 여정은 결코 허황된 이상향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정부의 전폭적인 벤처 지원 제도와 정책 펀드(모태펀드)를 마중물 삼아 글로벌 무대로 비상한 위대한 경험과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는 지금 퓨리오사AI · 리벨리온 같은 AI 반도체 기업을 단순한 스타트업이 아니라 미래 국가의 사활이 걸린 “국가 전략산업”으로 보고 매우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으며, 이들은 대한민국 AI 반도체를 대표하는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전폭적인 국가적 마중물의 역사는 이미 우리 경제 생태계 곳곳에서 증명된 바 있습니다. 비록 글로벌 거대 자본을 유치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으나 그 배경에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구축한 초고속 인터넷망과 물류 규제 완화라는 든든한 토양이 있었던 쿠팡이 그러하며, 

 

초기 규제 장벽을 샌드박스와 정책성 펀드로 돌파해 금융 플랫폼의 거인이 된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그러합니다. 

자금난 시절 문화콘텐츠 모태펀드로 버텨내며 수조 원대 글로벌 게임사가 된 크래프톤

그리고 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의 R&D 자금을 발판 삼아 세계 의료 현장에 진단 솔루션을 수출하는 AI 바이오 유니콘 루닛뷰노 역시 정책 금융이 마중물이 되어 피워낸 위대한 증거들입니다.

 

한국인의 신바람 기질과 AI 유토피아의 완성

 

대한민국 민족은 맹렬한 신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참혹한 전쟁의 폐허 위에서 단기간에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고 세계 5대 경제대국을 향해 나아가는 기적의 역사가 이를 증명합니다. 

 

이제 반도체, 휴머노이드 로봇, 헬스케어, 바이오,  데이타 센타, 방산, 드론,  조선, 우주항공, 핵융합 에너지, 우주태양광, 양자 기술 등 대한민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첨단 미래 기술 분야에 국가적 비전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지도자가 공평정대하게 국가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상생의 비전을 선포한다면, 우리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인류는 이제 단순한 육체적·기계적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시대와 완벽히 이별(Adieu)해야 합니다. 

3D 업종은 물론 모든 제조업, 농어업, 축산업까지 힘든 생산 작업은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전담하여 일하고, 인간은 오직 이를 관리하고 기획하는 고차원적 역할만 수행하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이때 핵심은 생산성 혁신의 열매를 몇몇 대기업 내부에서만 나누는 폐쇄적 구조를 깨부수고, 

공급망 전체와 나누는 '이익공유제'를 바탕으로 한 조합형 협업 시스템과 자동화 자산을 통해 사회 전체가 공평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인간이 비로소 돈과 생계의 구애에서 벗어나, 시간적 여유를 만끽하며 

—'노동 그 자체를 즐기고 자아를 실현하는 삶'을 누리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AI 시대의 유토피아입니다.

 

행복의 방정식 : 부유함이 아닌 ‘비교의 종식’

 

인류 역사와 통계가 증명하듯, 국가의 경제적 부(富)의 크기와 국민의 행복지수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개발도상국의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나곤 합니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되지 않은 공동체에서는 모두가 비슷하게 살아가므로 타인과 스스로를 '비교할 상대'가 없어 불행을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행복했던 국가라도 부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대다수의 소외된 대중과 소수의 가진 자들 사이에 불평등하다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하면 반드시 파멸적 갈등이 발생합니다.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보여준 역대급 이익 분배 잔치를 담장 밖에서 바라보는 수많은 소외된 노동자들처럼, 불평등에 대한 자각은 다툼과 불안을 낳고, 공동체 전체를 불행의 늪으로 침몰시킵니다.

 

결국 미래 사회의 생존 여부는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전 사회로 흐르게 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대기업 내부에서 폭발한 이익 분배의 에너지를 전 산업 생태계로 골고루 순환시켜 양극화의 불씨를 끄고, 구성원 모두가 자아실현의 기회를 보장받는 대한민국. 

독일과 일본을 능가하는 수많은 히든 챔피언들이 경제의 실핏줄을 채우는 나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위기는 끝났습니다. 

 

탐욕과 소외의 시대를 넘어, 하이닉스와 삼성이 쏘아 올린 이익 공유의 신호탄을 상생과 포용의 가치로 승화시켜 인류 문명의 새로운 모범을 보일 위대한 대전환의 서막이 지금 활짝 열리고 있습니다. (끝)

남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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