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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 세상을 구한 영웅은 영화가 아니라 삶에서 완성됐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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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비라는 절망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척수장애 연구와 희망을 위해 마지막까지 걸었던 진짜 슈퍼맨
 미국의 배우, 영화감독, 작가, 사회운동가로 슈퍼맨 앤솔로지(1978~1987)에서 슈퍼맨으로 열연을 펼쳤다. [사진제공 위키백과]
크리스토퍼 디 오라이어 리브(Christopher D'Olier Reeve) 미국의 배우, 영화감독, 작가, 사회운동가로 슈퍼맨 앤솔로지(1978~1987)에서 슈퍼맨으로 열연을 펼쳤다. [사진제공 위키백과]

영화 '슈퍼맨'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미국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는 1995년 5월 승마대회 도중 낙마 사고로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됐다. 배우로서의 삶이 멈춘 순간이었지만, 그는 남은 시간을 척수장애 환자와 장애인 권익을 위해 바치며 또 다른 인생을 시작했다.


193cm의 큰 키와 단정한 이미지, 탄탄한 연기력으로 1978년 영화 '슈퍼맨' 주연에 발탁된 리브는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이후 시리즈를 이어가며 영웅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는 액션 배우에 머물지 않고 연극과 영화,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넓혀갔다.


인생은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1995년 승마 경기에서 말에서 떨어지며 경추를 크게 다쳤고, 스스로 숨조차 쉬기 어려운 전신마비 판정을 받았다. 의사들은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고 진단했고, 생명을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브는 포기하지 않았다.


사고 이후 재활 치료에 매달렸고, 의료진과 함께 새로운 치료법을 찾기 위한 연구에도 적극 참여했다. 2000년에는 자신의 의지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모습을 공개하며 전 세계 장애인과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전했다. 작은 움직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가능성의 상징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크리스토퍼 앤 다나 리브 재단(Christopher & Dana Reeve Foundation)'을 통해 척수손상 연구와 재활 치료 지원, 환자와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확대에 힘을 쏟았다.


재단은 척수손상 치료 연구를 지원하는 동시에 재활 정보 제공, 상담, 생활 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리브는 미국 의회와 각종 공청회에도 직접 참석해 척수손상 연구비 확대와 의료 지원 강화를 꾸준히 요청했다. 장애를 개인의 불행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끌어올린 것이다.


199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화려한 수상보다 그의 등장 자체가 용기와 희망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재활 중에도 배우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영화와 TV 작품에 출연했고 연출과 집필에도 참여하며 장애가 꿈을 멈추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2004년 10월, 그는 향년 52세로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심장 질환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시작한 척수손상 연구와 장애인 지원 활동은 지금도 재단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크리스토퍼 리브를 슈퍼맨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진짜 힘은 하늘을 나는 장면보다 다시 손가락을 움직이기 위해 반복했던 하루하루에서 더 선명하게 보인다.


영화 속 영웅은 대본이 끝나면 막을 내린다.


그가 남긴 용기는 지금도 누군가의 재활실에서, 또 다른 내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곁에서 계속 살아 숨 쉬고 있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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