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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비어 가고 있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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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학교 통폐합 미룰 수 없는 이유
학교는 단순히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키우는 희망의 공간이다. 아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지혜가 지금 우리 사회에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비어가는 학교, 멈춰서는 교실

 

학생 60명 미만 초·중학교 1,732곳 —  통폐합 논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편집자 주]
저출생은 이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현실이 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학교는 텅 비어가고 있으며, 지역사회 역시 활력을 잃고 있다. 학생 수 감소가 가져온 교육 현장의 변화와 통폐합 논의의 현실,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교실은 비고, 운동장은 조용해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학교가 점점 조용해지고 있다. 

전국의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학교까지 학생 감소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학생 수 60명 미만인 초·중학교는 전국 1,732곳에 달하며, 

불과 2년 전보다 100곳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어촌과 지방 중소도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한 학년에 학생이 서너 명에 불과하거나 전교생이 한 학급 규모인 학교도 적지 않다. 

운동장은 넓지만 뛰노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비어 있는 교실은 학교의 미래를 상징하는 듯하다.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저출생과 지방소멸이 맞물린 구조적 변화라고 진단한다.

 

교육의 질도 흔들리는 작은 학교의 현실

 

소규모 학교는 학생 개개인에 대한 세심한 지도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학생 수가 지나치게 적어지면 교육과정 운영에 한계가 나타난다.

 

선택 과목을 개설하기 어렵고, 동아리 활동이나 체육대회, 예술교육도 제한된다. 

또래와의 다양한 사회적 경험도 부족해질 수 있다. 

교사 역시 여러 학년을 동시에 지도하거나 행정업무까지 떠안는 경우가 많아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중학교에서는 진로 탐색과 다양한 교과 활동이 중요한 시기임에도 

학생 수 부족으로 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통폐합, 피할 수 없는 선택인가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 수 감소가 계속되는 현실에서 학교 통폐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한다.

학생이 지나치게 적은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시설 유지비와 교직원 인건비, 교육 운영비를 감안하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폐합을 통해 확보된 예산을 교육환경 개선과 첨단 교육시설 구축, 

학생 맞춤형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미래 교육을 위해 더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통폐합은 단순히 학교 하나를 없애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는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자 주민들의 삶과 추억이 담긴 공간이다. 

학교가 사라지면 젊은 가족의 유입도 줄어들고, 

지역 소멸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폐교보다 지역을 살리는 정책으로

 

학교를 유지할 것인가, 통폐합할 것인가는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균형발전과 인구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정주할 수 있는 일자리와 주거환경을 만들고, 

양질의 교육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아이들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학교를 복합문화시설이나 평생교육센터로 활용하고,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교육공동체를 구축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단순한 폐교가 아니라 지역 재생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가 있어야 지역이 산다

 

학생 수 감소는 교육만의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학교 통폐합은 현실적으로 필요한 선택일 수 있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과제는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교육과 일자리, 주거와 돌봄이 함께 개선될 때 비어가는 교실도 다시 생기를 되찾을 수 있다.

 

학교는 단순히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키우는 희망의 터전이다. 

빈 교실을 바라보며 학교를 줄이는 데만 머물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지혜가 지금 우리 사회에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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