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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욱 교수·정인서 대표, 포용 AI 위해 10억 기부… “기술의 빈틈까지 바라보다”

유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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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사제의 동행, 장애를 넘어 모두를 위한 기술로 이어지다
기부 약정식. [사진제공 KAIST]
기부 약정식. [사진제공 KAIST]

KAIST 융합인재학부의 가현욱 교수와 제자인 정인서 대표가 포용적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해 뜻깊은 발걸음을 함께 내디뎠다. 

정 대표는 최근 창업 수익 가운데 10억 원을 학교에 기부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AI 석·박사 과정 설립에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부의 배경에는 “진심으로 연구하는 법을 배운 스승의 영향”이 있었다.


정 대표는 글로벌 디지털 악보 플랫폼 MPAG를 운영하며 성장한 창업가다. 

하지만 그가 이번 기부에서 강조한 것은 사업의 성과보다 기술이 닿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는 “돈이 숫자로만 남기보다 지속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가 교수 역시 국내에서 드문 선천적 시각장애인 공학 박사다. 

그는 스마트 휠체어, 시각장애인 음성합성 기술(TTS), 재활 로봇 등 장애인의 삶을 돕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왔다. 

최근에는 차세대 점자 번역 엔진을 별도 기술료 없이 사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가 교수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누군가는 더 소외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음성인식이나 무인 시스템처럼 편리함을 위한 기술이 

장애인과 고령자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첨단에는 높이와 깊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좌우도 있다”며, 

사회의 끝단에 있는 사람들을 고려하는 기술이 결국 미래 기술의 방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4년 전 강의실에서 시작됐다. 

당시 학생이던 정 대표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음성인식 기술 과제를 제출했고, 

가 교수는 그 안에서 사회적 사각지대를 읽어내는 시선을 발견했다. 

이후 두 사람은 단순한 교수와 학생을 넘어 같은 문제를 고민하는 연구 동반자가 됐다.


가 교수는 학생들에게 늘 더 넓은 가능성을 요구하는 스승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지식을 전달하는 일은 이제 인공지능이 더 잘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한계를 넓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이번 기부는 단순한 발전기금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장애와 비장애, 기술과 사람, 연구와 사회를 연결하려는 철학이 다음 세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결국 모두를 위한 기술로 확장될 수 있다는 믿음도

 그 안에 담겼다.


빠르게 발전하는 AI 시대 속에서 두 사람이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가장 앞선 기술은 가장 많은 사람을 포함할 때 완성된다는 것. 

그리고 좋은 가르침은 결국 또 다른 가능성으로 흘러간다는 사실이다.

유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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