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 일상 속에서 행복한 도시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정부의 단기 경기 대응책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경기 부양을 위한 현금성 재정 지출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오 시장은 “일시적으로 돈을 푸는 방식은 하책 중의 하책”이라며 “불경기라는 이유로 통화를 늘리는 것은 단기적으로 소비를 유도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시장에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주택 가격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설정한 부동산 가격 하향 안정화 목표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이러한 재정 정책은 시차를 두고 결국 집값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정부가 민생 안정을 명분으로 소비쿠폰, 재난지원금 등 다양한 현금성 지원 정책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 오 시장은 단기적 경기 부양보다는, 중장기적인 구조 개편과 공급 중심의 부동산 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울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핵심은 시민 삶의 질”
취임 4년 차를 맞이한 오 시장은 서울시의 주요 시정 방향으로 ‘삶의 질 르네상스’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강조했던 ‘일상혁명’을 보다 확장한 개념으로, 일상 속에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의 질적 향상과 정서적 만족을 정책의 중심으로 두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민의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 정책 중 가장 의미 있는 것은 녹지 공간과 수변 공간의 확대”라고 밝힌 오 시장은, 도시의 외형적 개발을 넘어 내면적 만족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 정책이 서울시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강 르네상스를 넘어 이제는 '지천 르네상스'로 나아가고 있다”며 “서울 곳곳의 중소 하천과 수변공간을 활용해 시민이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도시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원도시, 수변감성 도시 등 삶의 감성을 자극하는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적 난관 넘은 ‘한강버스’, 교통 패러다임 변화의 상징
이날 오 시장은 9월 정식 운행을 앞둔 ‘한강버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예정보다 1년 이상 늦어진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는 행정적 실수보다는 신기술 적용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강버스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형 교통수단으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감성 교통 혁신’의 일환이다. 오 시장은 “기존 대중교통이 채워주지 못했던 새로운 시민의 이동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교통 또한 단순한 수단이 아닌 시민의 일상 경험과 직결되는 중요한 삶의 요소”라고 말했다.
“기후동행카드로 서울 대중교통의 미래를 제시”… 시민 평가 주목
이와 함께 서울시가 추진 중인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 ‘기후동행카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언급했다. 그는 “기후동행카드는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친환경 교통으로 유도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시민들 사이에서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교통과 주거 정책 등 다양한 시정 성과에 대해 시민들이 어떻게 판단할지 지켜볼 것”이라며, “그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내 역할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는 차기 지방선거나 정치적 거취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