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건강 수명을 늘리자

한국인 100세 시대가 온다
평균수명 세계 최상위권 - 이제는 ‘건강수명’을 늘려야 한다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국민 가운데 하나가 됐다. 국가데이터처의 생명표에 따르면 2024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3.7세로, 남성은 80.8세, 여성은 86.6세에 이른다.
1970년 62.3세였던 기대수명이 반세기 남짓한 기간에 21년 이상 늘어난 것이다. OECD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은 일본·스위스·스페인 등과 함께 세계 최상위권의 장수국가에 속한다.
가난했던 나라에서 ‘장수국가’로
한국인의 수명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의료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국민소득 증가와 영양상태 개선, 건강검진 확대, 의료 접근성 향상, 위생환경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영아 사망률과 감염병 사망률이 크게 낮아지고 암·심뇌혈관질환 등에 대한 조기검진과 치료가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넘기기 어려웠던 질병의 고비를 넘어 노년까지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나 장수의 기록 뒤에는 또 하나의 숫자가 숨어 있다. 2024년 기준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대수명은 65.5세다. 기대수명 83.7세와 비교하면 약 18년의 차이가 난다. 물론 이것이 모든 사람이 18년 동안 중병을 앓는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단순히 수명이 길어지는 것만으로 행복한 노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몇 살까지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
서울에 사는 70대 김모 씨는 “예전에는 칠순까지 살면 오래 살았다고 했지만 요즘은 주변에 80대가 흔하다”며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고 내 발로 걷고 내 일을 할 수 있는 노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앞으로의 장수정책은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건강관리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년기부터 걷기와 근력운동을 생활화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이어가는 한편 노년기에도 사람을 만나고 배우며 사회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체 건강뿐 아니라 고립과 우울, 치매를 예방하는 사회적 관계망 역시 건강수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100세 시대, ‘삶의 길이’에서 ‘삶의 질’로
장수는 분명 우리 사회가 이룩한 값진 성취다. 그러나 100세 시대의 진정한 목표는 생명의 시간을 단순히 연장하는 데 있지 않다. 오래 살면서도 스스로 걷고, 생각하고,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일상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장수국가가 된 대한민국이 이제 넘어야 할 다음 고개는 분명하다. 평균수명 세계 최상위권이라는 기록을 넘어 건강수명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 그것이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이 준비해야 할 새로운 장수의 조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