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정치
복지

제주형 3중 케어의 핵심

류재근 기자
입력
치료, 간병, 돌봄을 한 곳에서
치료에서 돌봄까지 끊김 없는 서비스 제공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향후 전국적으로 확산 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제주의 3중 케어 모델은 초고령 사회를 맞은 한국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치료·간병·돌봄 한곳에서  —  제주 ‘3중 케어’ 의료복합체 주목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환자 중심의 통합 의료서비스 모델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서 치료·간병·돌봄을 한 공간에서 제공하는 이른바 ‘3중 케어’ 의료·요양 복합체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병원 치료 이후 요양시설로 이동해야 하는 기존 구조를 넘어, 환자의 전 생애주기를 한곳에서 관리하는 통합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주형 3중 케어의 핵심은 의료기관과 요양병동, 돌봄서비스를 물리적으로 결합한 데 있다. 급성기 치료를 담당하는 병원과 장기요양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환자는 상태 변화에 따라 시설을 옮길 필요 없이 연속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중증 환자나 고령 환자의 경우 치료 이후 회복, 재활, 장기 돌봄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제주의 공공의료기관에서는 이러한 통합 모델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한 공공 요양병원의 경우 중환자 입원 비율이 50%를 넘는 등 의료와 요양 기능이 동시에 작동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 돌봄을 넘어 ‘의료 중심 요양’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 같은 모델은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크다. 기존에는 병원, 요양시설, 재가 돌봄을 각각 따로 이용해야 했지만, 통합 시스템에서는 의료진과 돌봄 인력이 협업해 환자를 관리하기 때문에 간병 공백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줄어든다. 

특히 가족 간병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돌봄’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도 크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사한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은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전체 병원 약 8200곳 가운데 약 43%가 요양병동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병원 단계에서부터 장기요양 기능을 포함시키는 구조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병동 내에서 의료와 요양 서비스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일본 모델의 특징은 병원의 기능을 세분화하고, 급성기·회복기·만성기 환자를 동일 의료체계 안에서 관리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장기 입원이나 시설 이동을 줄이고, 의료비 효율성과 환자 삶의 질을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한국의 의료-요양 분절 구조와 대비되며 정책적 참고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제주형 3중 케어가 향후 국내 보건의료 체계 개편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건의료 전문가는 ‘고령사회에서는 치료 이후 돌봄까지 이어지는 연속성이 핵심’이라며 ‘병원과 요양, 지역사회 돌봄을 통합하는 모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의료와 요양의 역할 구분, 간병비 부담 구조,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간 재정 연계 문제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의료 중심 요양이 확대될 경우 과잉 입원이나 재정 부담 증가 가능성에 대한 관리 장치도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에서 시작된 3중 케어 모델은 초고령 사회를 앞둔 한국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치료에서 돌봄까지 끊김 없는 서비스 제공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향후 전국 확산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류재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