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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북한강 별곡

서정규 기자
입력

 

춘삼월 지나 봄철인데 시절이 하 수상하다

5월은 계절의 여왕 봄의 기운은 얻다 두고

철 이른 더위가 물길을 부르는가

한강 유람선에 오르니 이 물길이 궁금하다

푸르디 푸른 저 물은 어디메서 나리는가

송강의 관동별곡은 아직도 살아있다

회양강 나린 물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화천 시내 길이 풍악으로 버텨있다

 

한강 물길은 오늘도 유유히 흐릅니다. 짙푸른 물색과 바다 같은 넓이가 가히 풍류를 읊고 있습니다.

정철 대감은 관동별곡에서 이 물길을 읊었습니다.

소양강(昭陽江)에서 내리는 물길이 어디로 흘러 든단 말인가

화천(花川)은 금강산으로 죽 뻗어 있다.

 

관동 별곡 속에는 북한강 본류 물줄기가 들어 있습니다.

북한강의 본류는 금강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북한 임남댐 무단 방류를 안정화 시키는 

국민 성금 평화의 댐으로 흘러 내려, 화천 파로호를 거쳐서 춘천 의암호로 흘러 듭니다.

 

2의 물줄기는 인제군 무산에서 발원하여 미시령, 한계령, 진부령을 두루 거쳐서 인제천, 북천, 내린천을 구비구비 돌다가 양구군을 지나 소양강댐 아래 의암호로 흘러 듭니다.

 

3의 물줄기는 홍천군 서석면 미약골 계곡에서 서석천으로 발원하여 내촌천, 장항천 지류들과 합류하여 홍천강이 되고, 홍천군을 두루 살펴 내리다가 청평댐에서 북한강과 합류합니다.

가평을 지난 도도한 북한강 물줄기는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만나서 한강 이름표를 답니다.

 

북한강 물줄기 섭렵(涉獵) 여행을 떠납니다.

 

북한강 물줄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험준한 산악 지형을 통과하여 흘러 내리므로 댐을 건설하기에 안성맞춤 입니다. 남한의 중부 산악지대에 위치한 북한강은 풍부한 수량을 품어 내립니다. 수력 발전의 중심이자 수도권의 거대한 물그릇 입니다.

 

우선 댐 건설의 역사를 살펴봅니다.

 

1.   댐의 건설 역사

청평댐은 북한강 최초의 댐입니다. 일제강점기 말기 1939년에 착공하여 1943년에 준공하였습니다. 경인지역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하여 수력발전소를 지었습니다.

 

화천댐은 1939년 착공하여 1944년에 준공하였습니다. 파로호(破虜湖)로도 불리는 화천댐에도 화천 수력발전소가 있습니다. 북한의 수풍발전소에 공급하던 전기를 북한이 사전통보 없이 차단한 그 당시에, 화천 수력발전소의 값어치는 아주 크기에 625 동란 시에 이 발전소를 지키려는 공방전이 아주 치열했습니다. 국군이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이승만 대통령이 인해전술 중국군을 무찔러 이겼다는 의미의 파로(破虜, 격파하고 사로잡음)호 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춘천댐은 1961년 착공하여 1965년에 준공하였습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대규모 국내 기술진이 주도하여 건설한 전력용 댐입니다.

 

의암댐은 1962년에 착공하여 1967년에 준공한 댐으로 춘천을 호반(湖畔)의 도시로 만든 춘천시 용수 공급 및 발전 목적의 댐입니다.

소양강댐은 1967년에 착공하여 1973년에 준공한 댐입니다. 북한강 최대의 지류에 건설한 사력(沙礫, 모래와 자갈)댐입니다. 한강 유역의 고질적인 홍수를 막고 수도권에 막대한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 되었습니다. 이 댐의 건설로 상시 홍수 침습 지역이던 압구정이 서울 최대의 주거 지역이 되었습니다.

 

평화의 댐은 1987년에 착공되어 2005년에 준공 되었습니다. 당시 북한의 금강산 임남댐을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방류하여 물난리가 난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국민 성금을 모금하여 건설했습니다. 평시에는 비워 놓고 임남댐의 방류물을 가두면서 흘러내리게 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북한의 못된 저의를 사전에 차단합니다.

 

북한강 댐은 연쇄적 계단식(Cascade) 댐입니다. *평화의 댐→ 화천댐→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이 줄을 지어서, 태풍에 따른 집중 호우 물을 가두었다가 방류하는 홍수 방지용 댐의 기능을 톡톡히 합니다.  

 

2.   북한강 본류

북한강 본류는 금강산에서 시작합니다. 금강산 구경은 못하지만 금강산 물은 남으로 흘러 내립니다. 북한의 인심도 물길처럼 남으로 흘러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본디 하나 인데 둘로 갈라져서 이제는 두 국가라고 남북이 외쳐 댑니다.

 

북한의 강원도 창도군 임남댐에서 흘러내린 북한강 본류가 DMZ를 넘어서 남한땅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평화의 댐입니다.

 

관동별곡 속 화천(花川)은 지금의 화천(華川)이 아니고 그 당시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지역의 이름입니다.

화천댐은 파로호를 가둔 댐입니다. 평화의 댐을 통과한 물길은 원시림이 우거진 계곡을 따라 내려와 파로호에 머뭅니다. 화천댐은 사방이 험준한 산으로 둘러 쌓인 거대한 협곡 입니다. 무려 10억 톤의 물을 저장할 수가 있습니다.

 

춘천댐의 상류는 강폭이 좁고 양안의 산세가 가파른 편이어서, 물길이 산자락을 감고 도는 아름다운 호반 드라이브 코스를 제공합니다.

 

의암댐은 소양강과 만나는 의암호 입니다. 춘천시에 호반의 도시라는 이름을 선사했습니다.

 

3.   소양강 물길

관동별곡 소양강 나린 물이 바로 소양강 물길 입니다. 소양강 상류는 단단한 산악지형의 물줄기가 뱀처럴 구불구불하게 깎여가며 흐르는 감입곡류(嵌入曲流, 깎여서 구불구불 흐름) 물길 입니다. 댐 건설 이전에는 급류와 기암 괴석이 어우러진 비경이 많았습니다. 현재도 소양호 주변에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골짜기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맑고 차가운 설악산, 점봉산, 방태산 등 정상급 청정 산림에서 흘러 내리는 옥 같은 물살이 한여름에도 시원한 비경을 선사합니다.

 

소양강 물길 역시 금강산에서 인제를 거쳐서 흘러 내립니다. 이 물길이 의암호에서 임남댐 물길을 반갑게 만납니다.

 

4.   홍천강 물길

홍천강 물길은 홍천군 지역을 구불구불 흘러 내립니다. 거대한 댐이 없기 때문에 여름철 피서하기에 딱 좋은 시내 같은 강입니다. 오염원이 거의 없는 청정지역을 거쳐오기 때문에 청평호가 언제나 청정한 물을 유지하게 합니다. 춘천에서 내려오는 북한강 본류와 소양강 물길이, 청평호를 지나온 홍천강 물길과 만나서 북한강의 이름으로 두물머리로 향합니다.

 

북한강 그 변함없이 깨끗하며 유유히 흐르는 물길은 삶에 지친 한양 민초들에게 한강의 시원한 강심을 선사합니다.

 

오늘도 북한강 물살은 한강으로 유유히 흘러 내립니다.

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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