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예술
교육

AI 시대, 교실의 중심은 여전히 ‘사람’

류재근 기자
입력
AI시대와 교실에서 선생님의 역할
교육의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다. AI가 더욱 강렬해 질수록 선생님의 역할은 오히려 더 깊고 넓어지고 있다

 선생님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는다


 

디지털 전환이 일상이 된 지금, 학교 현장은 거대한 변곡점 앞에 서 있다. 

인공지능(AI)이 학습 분석, 개인 맞춤형 교육, 행정 자동화를 빠르게 끌어올리며 교육 패러다임 전체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의 중심에는 역설적으로 ‘선생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기계가 지식을 전달하는 시대일수록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교육이 더욱 절실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초·중·고에서는 AI 기반 학습 플랫폼을 적용해 학생들의 수행 능력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있다. 과목별로 강점과 취약점을 세밀하게 분석해 개별 학생에게 최적화된 문제를 제공하는 시스템도 도입됐다. 

 

한 중학교에서는 수학 AI 튜터가 학생 한 명 한 명의 풀이 패턴을 분석해 난이도를 조절하고, 교사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상담과 보충 지도를 진행한다. 덕분에 학습 격차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I는 행정 영역에서도 강력한 도구가 되고 있다. 학급일지 자동 작성, 평가 기준 제안, 수업 자료 초안 생성 등 교사의 업무를 줄여 주는 기능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선생님들은 본연의 교육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 학교 현장에서  ‘AI 덕분에 숨이 트였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은 또 다른 숙제를 던진다. 학생들은 AI가 제공하는 방대한 정보 속에서 방향을 잃기 쉽고, 스스로 사고하는 힘이 약화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실제로 일부 교실에서는 AI가 작성한 글을 그대로 제출하거나, AI 답변을 맹신해 사고의 깊이가 얕아지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이때 교사의 존재는 감독자가  아니라 사유의 방향을 잡아주는 안내자로 변모한다.

 

교육학자들은 AI 시대의 교사를 세 가지 역할로 설명한다. 

첫째, ‘사람을 읽는 전문가’로서 학생의 감정·동기·관계를 세심하게 살피는 역할이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지만 아이의 마음이 왜 흔들리는지, 어떤 말을 건네야 힘을 낼 수 있는지는 오직 사람만이 감지할 수 있다. 

 

둘째, ‘비판적 사고의 코치’다. 

AI가 제공한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고, 학생 스스로 질문하고 검증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미래 교육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셋째, ‘윤리와 공동체성의 지도자’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적 가치·책임·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며, 학교가 이를 가르치는 최전선이 된다.

 

미래 전망은 분명하다. AI는 교사의 일을 대체하지 않는다. 

오히려 교사를 더욱 사람다운 역할로 확장시키며 교육의 품질을 높이는 촉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핀란드·영국 등 여러 선진국에서는 교사에게 AI 활용 역량뿐 아니라 상담·소통·창의적 수업 설계 능력을 강화하는 연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기술과 인간이 서로 보완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미래 교육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AI 시대의 교실은 기계가 가르치고 사람이 감동을 주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식 전달은 AI가 도와줄 수 있지만, 한 학생의 삶을 바꾸는 것은 결국 교사의 한마디, 따뜻한 시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다. 

 

기술은 도구이고, 교육의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다.

 AI가 더욱 강력해질수록 선생님의 역할은 오히려 더 깊고 넓어지고 있다.


 

류재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