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기부자, 로댕·샤갈 작품 기증… KAIST 미술관에 예술의 숨을 불어넣다

익명의 기부자가 세계적인 미술 거장 오귀스트 로댕과 마르크 샤갈의 작품을 기증하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술관에 새로운 문화 자산을 더했다.
KAIST는 해당 작품들이 29일부터 미술관에서 상설 전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기증으로 공개되는 작품은 로댕의 청동 조각 1점과 샤갈의 석판화 1점이다.
기증자는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개인으로,
작품 기증 역시 금액이나 조건 없이 순수한 뜻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댕의 작품은 ‘기둥 곁의 아담을 위한 습작’이다.
불후의 명작 *‘지옥의 문’*에 등장하는 인물 ‘아담’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제작된 조각으로,
1912년경 로댕 생전의 석고 원형을 바탕으로 사후 정식 주조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로댕 미술관에서 공식 주조한 12점 중 네 번째 작품으로, 인체의 근육 표현과 비틀린 자세를 통해 인간 내면의 긴장과 고뇌를 섬세하게 담아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함께 기증된 샤갈의 작품은 ‘노란 광대가 있는 서커스’다.
1967년 프랑스 무를로 판화 공방에서 제작된 석판화로,
화려한 색채와 자유로운 구도를 통해 서커스 단원들의 움직임과 환상적인 분위기를 표현했다.
샤갈 특유의 서정성과 상징성이 살아 있는 이 작품은,
회화와 시적 상상이 결합된 20세기 현대미술의 대표적 미학을 보여준다.
기부자는 이번 기증과 관련해
“KAIST 구성원들이 과학기술 연구뿐 아니라 예술을 통해 감성과 상상력을 확장하길 바란다”며
“미술관이 캠퍼스의 문화적 명소로 자리 잡아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KAIST 측도 이번 기증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세계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소장하게 돼 뜻깊다”며
“지성과 감성이 공존하는 문화 공간으로 미술관이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증된 로댕과 샤갈의 작품은 학생과 일반 시민 모두 관람 가능하며,
오는 4월부터는 기획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 범위가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의 최전선에 선 캠퍼스 한가운데,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한 기부자의 선택은 예술을 통해 사유의 깊이와 감정의 여백을 남겼다.
조용한 기증이 만든 이 공간은, 오래도록 많은 이들에게 질문과 영감을 건네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