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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 가족에 새 삶을 선사하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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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 - 심장 수술이 살린 희망
의료가 단순한 치료를 너머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사례가 되었다.   사진 -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생명을 포기하지 않았다 — 경기 북부 병원의 결단이 살린 이주노동자 가족의 희망


 

경제적 어려움과 중증 질환이라는 이중의 위기에 놓였던 한 이주노동자 가족이 경기 북부 지역 병원의 신속한 치료로 새로운 삶의 희망을 되찾았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취약계층에게 지역 의료기관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에 따르면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A씨(50·여)는 지난 1월 말 폐렴 증세로 병원을 찾아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심장 정밀검사를 통해 심각한 심장질환이 발견됐다. 검사 결과 A씨는 심장의 승모판이 좁아지는 ‘중증 승모판 협착증’과 함께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심방세동’을 동시에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승모판 협착증은 심장 내 혈액 흐름을 방해해 심장 기능에 큰 부담을 주는 질환이다. 여기에 심방세동이 동반될 경우 혈전이나 심부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가 이미 상당히 악화된 상황으로 판단했으며 수술을 미룰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하지만 환자 가족의 경제적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사업 실패로 생계 기반이 흔들린 상황에서 고위험 심장 수술에 필요한 치료비는 큰 부담이었다.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의료진은 치료를 포기하지 않았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송현·유양기·이준 교수팀은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즉각적인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 4일 시행된 수술은 좁아진 승모판을 교정하는 수술과 함께 심방세동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복합적인 고난도 수술이었다. 의료진은 심장 기능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정밀한 수술을 진행했고, 이후 중환자실에서 체계적인 집중 치료가 이어졌다.
 

수술 이후 환자의 상태는 점차 안정세를 보였고, 재활과 회복 과정을 거친 A씨는 지난 2월 말 건강을 되찾은 상태로 퇴원할 수 있었다. 위기의 순간을 넘긴 환자와 가족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결과였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개인 치료 사례를 넘어 경기 북부 의료 환경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수도권에 속해 있지만 경기 북부는 중증 심장 수술을 수행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지역 병원이 고위험 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지역 내에서 중증 질환을 해결할 수 있는 의료 역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송현 병원장은 ‘중증 심장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환자의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역 거점 심장센터로서 치료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치료 기회를 잃는 환자가 없도록 의료기관의 공공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경기 동북부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증 심장·뇌혈관 질환 환자를 위한 24시간 응급 진료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이주노동자 가정이 지역 의료기관의 도움으로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이번 사례는, 의료가 단순한 치료를 너머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로 남고 있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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