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참전국기념사업회,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75년 우정 이어갔다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 출정 75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5월 2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 공원에서 열렸다.[사진제공 주에티오피아한국대사관]](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516/1778871097629_131132870.jpg)
75년 전 한국을 위해 총을 들었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위한 감사의 자리가 지난 2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마련됐다.
한국전쟁참전국기념사업회와 현지 교민사회는 참전용사들을 찾아 생필품과 휠체어를 전달하고, 후손들의 합동결혼식까지 지원하며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오랜 인연을 다시 이어갔다.
이날 열린 ‘한국전쟁 참전 75주년 기념식’에는 생존 참전용사와 가족들,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 관계자, 참전국 인사들이 참석했다.
구순을 넘긴 노병들은 한국전쟁 당시를 떠올리며 “아직도 자신들을 기억해주는 한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병한 나라다.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는 1951년 황실근위대 가운데 자원병을 선발해 한국으로 보냈다.
강뉴부대로 불린 이들은 미 제7사단에 배속돼 253차례 전투에 참여했다.
강원 춘천의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관에는 당시 에티오피아의 참전 배경이 기록돼 있다.
외세 침략 당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세계 평화를 위한 집단 대응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결국 한국 파병을 결정했다는 내용이다.
현재 생존 참전용사는 40여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90대 후반의 고령으로 생활이 쉽지 않다.
한국전쟁참전국기념사업회는 1990년대부터 현지를 찾아 의료·생활 지원을 이어오고 있으며,
참전용사 후손 장학과 결혼 지원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참전용사 후손 여섯 쌍의 합동결혼식도 함께 열렸다. 예식 비용은 사업회와 후원자들이 지원했다. 한국에서 기부받은 웨딩드레스가 아디스아바바까지 전달됐고, 자원봉사자들은 직접 예식 준비를 맡았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참전용사 후손들로 구성된 강뉴합창단이 한국 가요를 불렀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청년들도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한국 문화를 배우고 있었다.
BTS를 좋아해 스스로 한국 이름을 지었다는 한 후손은
“언젠가 꼭 부산 바다를 보고 싶다”며 한국 유학의 꿈도 전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고령 참전용사들의 집에는 교민들과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갔다.
휠체어와 건강식품을 전달하며 안부를 묻는 모습에 일부 참전용사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현지 교민들은 오래전부터 이들을 가족처럼 돌봐왔고,
참전용사들은 한국인들을 따뜻한 햇살을 뜻하는 ‘짜이’라고 부른다.
전쟁은 오래전에 끝났지만, 누군가의 희생을 기억하려는 마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75년 전 한국을 위해 먼 길을 건너왔던 사람들과 그 후손들에게,
한국은 지금도 늦지 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