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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에서 자란 카누 2관왕 김효빈의 특별한 선물

전미수 기자
입력
“금메달 두 개, 보육원 부모님께 하나씩”

 

생후 9개월부터 19세까지 돌봐준 보육원 원장 부부에게 금메달 걸어줘…포상금도 보육원 기부 희망

한국 카누 차세대 스타 김효빈(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공헌 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최현숙 씨(왼쪽에서 다섯 번째)의 목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하나씩 걸어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김효빈]
한국 카누 차세대 스타 김효빈(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공헌 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최현숙 씨(왼쪽에서 다섯 번째)의 목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하나씩 걸어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김효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두 개를 목에 건 카누 국가대표 김효빈(25)이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은 어린 시절 자신을 키워준 보육원 원장 부부였다. 

김효빈은 지난 9월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공헌(70)·최현숙(63) 부부를 만나 금메달을 하나씩 걸어드렸다. 생후 9개월부터 19세까지 자신을 보살펴준 두 사람에게 전하는 특별한 선물이었다.

 

김효빈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카약 2인승 500m와 4인승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그에게 이번 금메달은 오랜 시간 자신을 믿고 응원해 준 사람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표시이기도 했다.

 

김효빈은 생후 9개월부터 보육원에서 성장했다. 이공헌·최현숙 부부는 그를 친자식처럼 돌봤고, 김효빈 역시 두 사람을 아버지와 어머니로 부르며 자랐다.

 

중학교 1학년 때 카누를 시작하자 이 씨는 아들이 출전하는 대회마다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다. 김효빈이 성인이 돼 보육원을 떠난 뒤에도 부부의 보살핌은 계속됐다.

 

김효빈이 찾아오면 반갑게 맞아주고, 돌아가려 할 때면 하룻밤 더 머물다 가라며 잠자리를 마련해 줬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가고 싶었지만 입장권을 구하지 못했다. 김효빈은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그 약속은 현실이 됐다.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대에 오른 김효빈은 눈물을 흘렸다.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부모님과 함께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귀국하는 날, 공항에서 기다리던 두 사람을 발견한 김효빈은 반갑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그리고 금메달 두 개를 꺼내 아버지와 어머니의 목에 하나씩 걸어드렸다.

 

김효빈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을 자신을 가슴으로 키워준 부모님이자 생명의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받게 될 금메달 포상금도 자신이 성장한 보육원에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기부 금액이나 전달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김효빈의 선수 생활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한때 부진으로 소속팀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은퇴까지 고민했다.

 

그때 손을 내민 사람이 카누 국가대표 선배 조광희(33)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조광희는 김효빈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함께 훈련하자고 제안했다.

 

김효빈은 조광희의 경험과 이승민 울산시청 감독의 지도를 바탕으로 기량을 끌어올렸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조광희와 함께 두 종목 정상에 올랐다.

 

이제 김효빈의 목표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다. 한국 카누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어린 시절 경기장마다 찾아와 응원해 준 아버지, 언제든 돌아갈 자리를 마련해 준 어머니. 김효빈은 그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스물다섯 살 청년이 공항에서 부모님 목에 걸어드린 금메달 두 개에는 그동안 가족이 함께 견뎌온 시간과 기쁨이 담겨 있었다.

전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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