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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에서 홍콩까지 번진 연대…대형 화재에 울린 기부의 손길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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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업계와 아티스트들, 수천km 떨어진 참사에 “도움이 되길”
그룹 아이들
그룹 아이들 [사진제공 나무위키] 

홍콩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26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뒤, 한국 주요 기획사와 K팝 아티스트들이 잇따라 성금을 내고 있다. 28일 기준 사망자 94명, 부상자 76명, 실종 729명이 집계된 이번 참사는 홍콩에서 77년 만의 최악의 화재로 기록되고 있다.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그룹 아이들은 현지 구호단체에 **100만 위안(약 1억8800만 원)**을 전달했다. 중국인 멤버 우기는 “모두 무사하길 바란다”는 글을 올리며 현지 팬들과 피해자들을 향해 안부를 전했다.

 

홍콩 출신 잭슨은 자신의 브랜드를 통해 100만 홍콩달러를 기부하고, 현지 대피처와 지원 정보를 SNS에 공유했다. 출신지와 팬덤 기반이 홍콩에 있는 만큼, 직접적인 정보 제공을 병행한 점이 눈에 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웨이보를 통해 홍콩 적십자사에 100만 홍콩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현지 구조와 생활 물자 보급을 지원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소속 아티스트들의 응원도 전해졌다.

 

컴백 활동 중인 라이즈는 팬덤 ‘브리즈’의 이름을 함께 올리며 25만 홍콩달러를, 에스파는 50만 홍콩달러를 전달했다. 두 그룹 모두 “슬픈 소식에 마음이 무거웠다”는 짧은 글로 위로의 뜻을 남겼다.

 

하이브 뮤직그룹 APAC 역시 **266만 홍콩달러(약 5억 원)**를 기부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큰 충격을 받은 모든 분께 위로를 전한다”며 기업 차원의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웨이크원은 케플러와 제로베이스원이 속한 레이블로, 100만 홍콩달러를 전달했다. JYP엔터테인먼트도 트와이스와 스트레이 키즈 등이 소속된 글로벌 레이블로서 **200만 홍콩달러(약 3억7700만 원)**를 홍콩 월드비전에 기부하며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기반의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도 25만 홍콩달러를 기부했다. 홍콩 팬덤의 지지가 컸던 만큼, “응원을 보내준 지역에 보답하고 싶었다”는 배경이 전해졌다.

엑소 첸백시는 50만 홍콩달러를 전달하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고 전했다. 기부금은 피해 지역 재건과 이재민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재난 앞에서 국경을 넘어 손을 내미는 문화

는 단순한 ‘선행’만이 아니라, 글로벌 팬덤과 함께 성장해온 K팝 산업의 책임감에서도 비롯된다.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 들려온 비극을 외면하지 않은 이들의 선택은, 음악이 닿는 범위만큼 마음도 확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거대한 사건 앞에서 개인의 기부는 아주 작은 불빛일지 몰라도, 불빛이 모이면 구조의 길이 열린다.
팬이 있는 곳에 아티스트의 마음이 간다는 것, 그 단순한 이치를 다시 확인했다.
도움의 속도는 때론 거리보다 마음의 무게에서 나온다.
그리고 누군가의 손길이 늦지 않게 도착하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배울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연대의 형태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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